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226010003270

영남일보TV

[동네뉴스] "가장 좋은 강은? 만수무강" 어르신 웃음꽃 피우는 행복선생님

2025-02-26

시인이자 시낭송가 전명숙씨

경산 궁당경로당서 행복수업

그리기·만들기·체조로 흥돋워

"내가 행복해야 행복 줄수 있어"

[동네뉴스] 가장 좋은 강은? 만수무강 어르신 웃음꽃 피우는 행복선생님
'경로당 행복선생님' 전명숙씨가 경산시 임당동 궁당경로당에서 어르신들과 행복수업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노후를 행복하게 해드리는 일이라 생각하며 저 역시 행복한 마음으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전명숙(63·경북 경산시 사동)씨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인기 만점 '행복선생님'이다. 지난 21일 경북 경산시 임당동 궁당경로당에는 20명 가까운 어르신들이 모여 행복선생님을 기다렸다. 전씨가 들어서자 어르신들은 환한 얼굴로 맞이했고, 곧바로 '행복 수업'이 시작됐다. 먼저 어르신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강은 어느 강이냐'고 퀴즈를 내자 어르신들은 금호강, 낙동강, 남천강 등 저마다 알고 있는 강의 이름을 대며 답했다. 하지만 정답은 아니었다. 전씨는 그 어느 강보다 좋은 강은 '만수무강'이라고 했고, 이에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지금부터 만수무강을 건너보겠습니다'라고 운을 뗀 전씨는 옆으로 돌아앉아 앞사람 어깨 주물러주기부터 시작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스트레칭 운동을 지도했다. 이 운동법은 어르신들이 젊은 날 많이 했던 빨래하는 동작을 응용해 전씨가 나름대로 개발한 것이다. 비누칠하고, 빨래판에 문지르고, 시냇물에 흔들어 빨고, 물기를 짜는 동작을 설명하자 어르신들은 마치 젊은 날로 돌아간 듯 신나게 따라했다.

이어진 과정은 손가락 지압으로, 전씨는 엄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열 손가락을 눌러주는 동작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은 심순덕의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낭송하며 마무리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자 어르신들은 상을 펴고 둘러앉아 떡과 음료를 나누었고, 전씨는 다음 경로당 어르신을 만나러 걸음을 서둘렀다. 이렇게 하루에 네 곳의 경로당을 돌며 일주일에 스무 번 어르신들을 만나 행복을 전하고 있다. 전씨가 하는 수업내용은 그날그날 달라진다. 버려지는 종이컵으로 모자 만들기, 색연필로 꽃 그림 그리기, 색종이를 오려 붙여 화병 만들기, 실버체조 등 프로그램 운영뿐만 아니라 사각지대 어르신 발굴 같은 복지코디네이터, 경로당 관리 업무까지 담당한다.

"사고로 장애를 가진 남편을 대신해 학습지 교사, 미용사 등을 하며 가계를 책임지는 힘든 시기를 보낸 적도 있다"는 전씨는 "내가 행복해져야 어르신들도 행복하게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하는 일에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따고 오래전부터 독거노인, 다문화가정의 이미용 봉사를 조금씩 해오다가 코로나19 시기에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이미용 봉사를 했다"며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인생 2막 어르신들과 함께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예지 '시와 표현'으로 등단해 '단단한 벽에도 상처는 있다' 등 시집 3권을 출간한 전씨는 전국시낭송가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시낭송가이기도 하다. 현재 경산문인협회 회원으로 경산자인단오제, 해맞이행사, 갓바위축제 등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예술행사에서 시인으로, 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