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탄핵 찬·반 집회 지속…국론분열 최고조
![]() |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연합 예배에서 한 참가자가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이번 주 서울 도심에서 보수·진보 진영 간 충돌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가 다가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석방이라는 초대형 변수가 양측 진영의 집회 열기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광화문 인근 등 서울 도심에선 윤 대통령 탄핵 찬성·반대 집회가 각각 열렸다. 주말이자 윤 대통령 석방이 이뤄진 날이기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헌재를 향해 "탄핵 무효"와 "즉각 파면"을 각각 주장하면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립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광화문 일대에서,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는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두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4만명과 1만5천명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5당과 촛불행동은 헌법재판소 인근인 종로구 안국동사거리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1만3천명과 1만8천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9일에는 대통령 관저 인근인 서울 용산구 한강진역 2번 출구 일대에서 주일 예배를 열었다. 전날 밤부터 경복궁 서십자각터에서 단식농성 중인 비상행동은 이날에도 광화문에서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각 집회에선 상대를 향한 극단적 비난과 혐오의 언어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전 목사는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탄핵 재판은 하나 마나가 됐다. 끝났다"며 "만약 헌재가 딴짓을 한다면, 국민저항권을 발동해 한 칼에 날려 버리겠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속되는 국론 분열 및 갈등 양상이 최고조에 달한 양상이다.
진영 간 이런 행보에는 정치권도 동조하고 있는 만큼 '거리 여론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국본 측은 탄핵 기각을 촉구하기 위해 10일부터 매일 헌재 앞에서 철야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비상행동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매일 오후 7시 경복궁역 인근에서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10일에는 정당들과 연석회의를 추진한다. 이들은 전국 법원과 검찰청, 정부청사 등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시국선언 발표도 이어간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