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李 항소심 무죄에 엇갈린 여야…“대단히 유감”vs“정의 승리”

2025-03-26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 선고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재판부를 비판한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정치보복 수사에 경종을 울리는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환영의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항소심 재판부를 비판하며 대법원 최종심에서 판결이 바로잡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법원에서 신속하게 '6·3·3 원칙(선거법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 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2심 결과에 대해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면서“사법부가 법조인의 양심을 갖고 재판한 게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춰 재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민주당은 이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국민적 여론마저 나아질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들도 일제히 재판부와 이 대표 비판에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토부 협박이 없었는데 협박이라 말해도, 해외 출장을 가서 함께 골프까지 쳤는데 그 사람을 모른다고 해도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라면, 얼마나 더 심한 거짓말을 해야 허위 사실이 되는 건가"라며 “거짓말을 거짓말이라 하지 못하는 홍길동 판결"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고 비판했으며 홍준표 대구시장은 “무죄를 정해놓고 논리를 만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대선주자가 선거에서 중대한 거짓말을 했는데 죄가 아니라면 그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이 열린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동료 의원들이 휴대전화로 뉴스속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애초 말도 안 되는 기소였다"면서 검찰과 여당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은 대통령의 정적을 죽이기 위해 지독한 억지 수사로 이 대표를 괴롭혔지만 결국 진실이 드러나고 정의가 승리했다"며 “검찰의 행태는 두고두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봐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여당을 향해서도 “정치검찰의 칼춤에 맞춰 정치공세를 일삼은 국민의힘은 사과해야 한다"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바로 어제 말한 대로 법원 판결에 승복하라"고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판결이 신속히 나와야 한다는 여당 주장에는 동의하나'라는 물음에 “대법원이 재판을 지연시킬 이유가 뭐가 있나. 왜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하나"라고 응수했다.

민주당 측은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신속한 선고기일 지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내란수괴 파면을 손꼽아 기다린다. 민주당은 내란 종식과 국정 회복을 위해 힘차게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