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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지방소멸 위기 속 야속한 산불

2025-03-28
[광장에서] 지방소멸 위기 속 야속한 산불
추현호 (주) 콰타드림랩 대표
체류형 로컬 교육 콘텐츠로
청년층 인구 개선 상황에서
소중한 지역 화마 덮쳐 막막
주민 조속한 삶의 터전 복귀
국민적 관심과 도움 절실해

총 피해면적이 3만3천㏊ 이상으로 서울 면적의 약 50% 이상에 해당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 안동, 청송, 영양, 영덕으로까지 강풍을 타고 확산한 산불은 현재까지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7일 오후 4시 현재 사망자가 20명이 넘었고 이재민의 숫자도 1만8천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가뜩이나 건조한데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그 어느 때보다 화재 진압에 애를 먹고 있다. 목요일 단비가 내려 불이 꺼지기를 기도했으나 강수량이 미미해 빗줄기가 화재의 진행을 막아주지 못하고 있다. 시원하게 내릴 빗줄기를 기대하고 희망하며 일기예보가 틀렸기를 바랐지만 강수는 화재를 진압할 만하지 못한 상황이다.

천년 사찰로 불리는 의성의 고운사가 전소되었다는 보도가 여러 미디어의 사진으로 화재 현장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일 년 전 지역 살아보기에 참가하고 있는 청년들과 함께 방문하고 남다른 추억을 쌓았던 곳이라 사진을 마주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가 깃든 문화유산은 한번 소실되면 복원할 수 없다.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흉내낼 수 있어도 1천년이 넘은 그 시설을 그대로 복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되돌릴 수 없기에 지킴에 간절하다. 목숨을 걸고 하회마을을 비롯한 서원들을 화마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밤샘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들과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며칠 동안 많은 전화를 받았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인근으로 번져가며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북 의성에서 주된 주소지를 두고 소셜벤처를 운영하는 필자를 걱정하는 지인들의 안부 인사였다. 활동 지역 다수가 화재로 피해를 보았고 해당 지역이 전소되어 지역의 피해 규모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지역 이재민들의 상황은 애절한 상황이다. 주민 대피소에 모여 삶의 터전과 일터를 잃은 어르신들을 마주하고 있으면 어떤 위로를 드려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화재가 정말 안 그래도 힘든 지역 소멸 위기 대응 지역에 큰 타격을 가했다. 도움의 손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는 경북 의성군 안계면에 자리 잡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 지역 중 한 곳으로 의성은 최근 청년 친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반 구축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필자는 경북 의성을 비롯한 지역의 소멸 위기 지역에서 도시청년들의 시골 살아보기 체험 프로그램과 지역 로컬 콘텐츠를 활용한 창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지역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소멸 위기 지역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 인구를 불러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역에 청년들의 관계 인구가 만들어지고 생활 인구와 정주 인구가 늘어나는 것에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이 상황에 화재가 소중한 지역을 덮쳐 절망감에 막막한 심정이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주불을 진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화마와 싸우다 희생된 사람들의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질 때마다 참담하고 무거운 심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할 산불이 빈번한 시기에 실수 하나로 시작된 작은 불씨가 이렇게 큰 재앙을 만들어버렸다. 상황이 쉽지 않지만, 주불을 잡고 잔불을 처리해 화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 큰 피해를 끼친 LA 산불보다 더 큰 피해를 줄지도 모른다는 역대 최악의 화재가 하루빨리 조속히 진압되고 지역민들이 다시 삶의 터전으로 되돌아가실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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