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익명 마약 검사' 남구서 시작
시행 한 달 차... 아직 검사받은 이는 없어
전문가 “피해 의심된다면 즉시 검사를“

대구 남구는 지난 2월 24일부터 대구지역 최초로 '마약류 무료 익명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검사 희망자가 작성해야 하는 접수증 등에는 개인정보 기재란이 없다. 조윤화 기자

대구 남구보건소 임상병리실에서 보건소 관계자가 의료용 마약류 검사 키트를 이용해 마약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남구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대마초 등 마약류에 노출된 주민들을 위한 '마약류 무료 익명 검사'가 지역 최초로 시행됐다. 검사를 시행한 지 한달이 넘었지만 '신분 노출' 우려로 이용률은 미미한 상황이다. 하지만 주민 건강 관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며 홍보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게 대구 남구청의 방침이다.
2일 대구 남구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4일부터 남구보건소는 지역 최초로 대마초·코카인·필로폰·모르핀·암페타민·엑스터시 등 마약류 6종에 대한 무료 익명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검사는 '나도 모르게' 마약에 노출됐는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익명 검사여서 법적 증거 효력은 없다. 양성이 나온 검사자는 마약류 관련 유관기관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다만 검사 대상에서 법적 조치를 바라는 마약류 범죄 피해자, 마약 중독·재활 치료자는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보건소 문을 두드린 이는 없다. 시행 시기가 비교적 짧고, 비공개지만 혹시 모를 신분 노출 우려 때문이다.검사 자체에 대한 문의 전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남구보건소 측은 “술이나 음료에 몰래 마약을 타는 범죄가 늘면서 서울 일부 지자체가 익명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보고 선제 도입했다. 남구는 마약 문제가 심각하진 않지만 선제대응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지역내 대학교, 학교 밖 청소년 쉼터 등을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모이는 지역 행사에도 이 검사제도를 알리겠다"고 부연했다.
일선 경찰들은 마약류 피해를 입었다는 의심이 들면 빨리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했다. 남부경찰서 측은 “체내에 들어간 마약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소변 등으로 배출돼 검사에서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마약에 노출됐는 지 여부가 걱정되면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는 게 피해 사실 입증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편 대구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지난해 대구경찰청·대구본부세관과 협력해 마약사범 785명을 단속하고, 이 중 146명을 구속했다. 2023년 대구에서 단속된 마약사범은 1천118명으로, 2019년(575명) 대비 9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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