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정쟁으로 인해 난항···尹 선고 앞두고 극심
권성동 원내대표 “민주당, 헌재 선고 앞두고 정치 투쟁 몰입 중”
이재명 대표 “여당, 예산 관련해 거짓말하고 있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승묵 의사국장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남권 산불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논의가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는 이미 추경 규모에 대해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이어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을 앞두고 '정쟁'으로 비화해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헌재 선고를 앞두고 정치 투쟁에 몰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총리와 부총리에 대한 탄핵을 운운하고 있어 당장 추경 논의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민생도, 경제로, 국민도 안중에 없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라도 방향을 전환하면 좋겠는데 그 얼마 안 되는 추경조차도 굳이 못 하겠다고 저러고 있다"며 “산불 재난 극복에 예산이 없어서 못 하는 것처럼 거짓말하며 추경을 10조원으로 하겠다는데 그건 거짓말"이라며 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추경에는 당연히 민생에 관련된 예산으로 소상공인과 지역 골목 상권 지원 예산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며 규모를 키울 것을 촉구했다.
추경 논의는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됐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야 지도부가 추경 편성을 위해 세 차례나 만났지만 실질적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 모두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경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일에다 최상목 부총리의 탄핵안 발의까지 이뤄지면서 여야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이날 예정된 국회 연금개혁특위 첫 회의도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와도 추경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여당은 추경 예산으로 10~15조원을, 야당은 35조원을 제안하는 등 서로 내놓은 금액이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필수 추경'으로 △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경기 부양용이 아닌 시급하고 필수적인 분야에만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야당은 '슈퍼 추경'을 기대하고 있다. 산불 피해를 넘어 소비 쿠폰, 지역화폐 등을 모두 포함한 추경안을 내놨다.
다만 여당 측은 예비비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원회 의장은 “미집행 예비비가 4천억이다. 우선 미집행 정부 예산 2천억으로 집행할 계획"이라며 “정부 측은 산불 추경에 대해 가능한 예산으로 신속하게 편성할 방침이다. 여·야·정이 협의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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