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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호<갤러리제이원 실장> |
갤러리 제이원은 매년 이 자리에서 작가들을 소개해왔고, 올해도 어김없이 화랑미술제에 참여한다. 무엇보다 뜻깊은 것은 이번에도 '블루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신진 작가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이번 미술제는 생애 첫 시장 진출의 경험이다. 자신의 작업을 처음으로 시장에 내보이고, 낯선 관람객과 마주하며, 미술이 '표현'이자 동시에 '상품'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체감하게 된다.
우리가 준비한 부스는 단순한 진열 공간이 아니다. 작가들이 스스로의 언어로 풀어낸 세계관을 처음으로 세상에 내보이는 자리다. 관람객과 눈을 마주치고, 질문을 받고, 반응을 지켜보며, 자신의 예술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모든 순간은 작가에게 '시장'이라는 세계를 배우는 소중한 과정이 된다. 화랑미술제는 언제나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해 왔다. 최근 미술시장은 빠른 회전과 투자를 좇기보다, 오랜 시간 지켜볼 수 있는 작가와의 관계 중심의 수집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작품의 완성도나 기교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심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관람객도 점점 늘고 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신진 작가들의 등장은 단지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시장에 숨을 불어넣는 의미 있는 시작이 된다.
작품을 산다는 건 결국, 그 작가의 세계를 함께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 사람이 품었던 질문과 감정, 시간을 함께 감상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세계를 처음 세상에 내보이게 하는 무대가 있다는 것. 그것이 오늘날 화랑미술제가 지니는 가장 큰 가치가 아닐까.
2025 화랑미술제는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 A&B홀에서 개최된다.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선과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다.
박관호<갤러리제이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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