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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스마트폰 세상보기] “흔들려도 함께니까-옥연지 거북이 가족의 봄날”

2025-04-23
[동네뉴스 스마트폰 세상보기] “흔들려도 함께니까-옥연지 거북이 가족의 봄날”

대구 송해공원 옥연지 고목 위에 거북이 가족이 햇볕을 쬐고 있다.

따사로운 봄볕이 수면 위로 부서지던 4월 중순, 달성군 송해공원 옥연지 산책로에서 우연히 마주한 풍경은 작고 단단했다. 흔들리는 물결 위에 떠 있는 고목에 네 마리의 거북이 가족이 일렬로 포개져 있었다. 한 점의 틈도 주지 않으려는 듯 단단히 붙어 햇볕을 쬐는 모습은 도시 한복판에서 만난 작은 연대와 같은 인상을 남겼다.

이날 산책 나온 시민들은 데크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거북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폈다. 바쁜 일상에 지쳐 놓치기 쉬운, 하지만 누구에게나 평온을 안겨주는 '느림의 미학'이 그곳에 있었다. 가족 단위로 모여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거북이들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함께라면 흔들림을 견뎌낼 수 있다는 작은 메시지를 전했다.

자연이 전하는 소소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송해공원의 '등껍질 가족'은 잠시나마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풍경이 되었다. 바삐 흘러가는 계절 속에서도 자신을 지탱하며 빛을 머금는 이 작은 존재들은, 오늘도 데크길 위의 우리에게 조용한 연대를 가르치고 있다.

※이 지면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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