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50519025538417

영남일보TV

배제됐던 뇌혈관 전문병원, 필수의료 지원 대상 포함

2025-05-19 21:09

의료계 거센반발·여론 압박에 정부 “중복지원 불가” 입장 철회
에스포항·굿모닝·명지성모·청주효성병원 등 4곳 대상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 확대 결정에 따라 제도권에 포함된 뇌혈관 전문병원들의 상징적 장면. 수술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긴장감 속에서도 침착하게 수술을 진행하며,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살리기 위해 24시간 불을 밝힌 수술실의 현실을 보여준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지역 전문병원 의료진의 헌신을 대변하는 이미지다.<영남일보 AI 제작>

대구 굿모닝병원·에스포항병원 등 그간 필수의료현장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였던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마침내 정부의 제도권 지원 범주<영남일보 2025년 5월13일 2면 보도> 에 포함됐다. 의정 갈등으로 붕괴된 의료 현장을 지키며 고군분투했던 병원들에 대해 정부가 뒤늦게 인정을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열린 대한중소병원협회 세미나에서 뇌혈관 분야를 '필수특화 기능 지원 사업'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 사업은 화상·소아·분만 등 인프라 절대 부족 분야에만 국한됐었다. 하지만 뇌혈관 전문병원들의 거센 반발과 여론 압박에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예산 배분을 넘어, 의료시스템 속에서 전문병원의 위상을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들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수술실 불을 껐을때, 지역 뇌혈관 전문병원들은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24시간 수술실을 가동하며 중증 응급환자를 받았다. 에스포항병원·대구굿모닝병원·명지성모병원·청주효성병원 등 단 4곳의 병원이 전국의 뇌혈관 환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다.

이들 병원의 지난해 수술·시술 건수는 평균 36.8%다. 특히 의정갈등 사태가 본격화된 작년 4월 이후엔 43.3%까지 급증했다. 에스포항병원은 688건→928건으로 34.9%, 대구굿모닝병원은 682건→981건으로 43.8% 늘었다. 명지성모병원도 552건→ 774건으로 40.2% 증가했다. 뇌혈관 전문병원들이 의료공백 최전선을 굳건히 지킨 셈이다.

하지만 이들 병원들은 처음에 정부가 추진한 필수의료 특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미 심뇌혈관질환 협력 네트워크 사업에 포함돼 있어 중복지원은 어렵다"는 이유였다. 병원계는 즉각 반발했고, 이는 '예산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역할에 대한 최소한의 인정과 존중을 요구하는 목소리였다.

이번에 포함된 필수특화 기능 지원 사업엔 연 1천억 원 이상 예산이 투입된다. 참여 요건은 까다롭다. 24시간 진료체계, 야간·휴일 진료, 진료량 상위 30% 이상 등이다. 그러나 뇌혈관 전문병원들은 이미 이 요건 대부분을 충족했다.

지역 A 뇌혈관 전문병원 측은 "의정갈등 사태 당시 서울 환자까지 받았는 데 정작 필수특화 기능지원 사업대상에서 빠졌을 땐 정말 허탈했다"며 "이번에 포함된 것은 당연하면서도 고마운 조치다. 이제 시작이지만 이 방향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의료개혁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로 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살린 병원에 자원이 배분돼야 한다는 원칙이 반영되서다.

정부는 사업 참여 병원에 연중 진료 지원금을 지급하고, 향후 성과 평가에 따라 차등 보상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 때 성과지표 등 구체적 기준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전문병원' 제도는 명칭만 있고 실질적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리료, 인센티브, 평가 보상 등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약하다는 것. 이번 조치는 '제도 밖의 병원'을 '제도 안'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첫 걸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개혁의 실질적 출발점이기도 하다.


기자 이미지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