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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대구 동구 산부인과 김승찬 진료과장…여성의 건강한 내일, 난소암 조기 발견에서 시작

2025-05-26 16:36

복부 팽만·골반통 무심코 넘겼다간…난소암은 조용히 퍼져
가족력 없어도 안심 못 해…모든 여성에게 열려 있는 위협
국가검진에 포함 안 된 난소…자궁경부암 검사만으론 부족
ROMA score로 암 위험 예측…혈액 속 ‘암의 신호’를 읽어
정기 검진과 생활 습관이 난소암 예방의 가장 확실한 처방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대구 동구 산부인과 김승찬 진료과장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대구 동구 산부인과 김승찬 진료과장

"생리통인가 싶었죠. 그냥 진통제 먹고 넘겼어요. 병원에 간 건 복부가 너무 불편해지고 숨이 차서였어요. 결국 3기 난소암이었고, 수술에 항암까지 이어졌습니다."


대구에 사는 60대 여성 박모씨의 이야기다. 박 씨는 늘 건강한 편이라 자궁경부암 검진 외에 추가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복부 팽만과 소화불량 증상이 있었지만 위장병쯤으로 생각했다. 6개월 뒤, 그는 수술실에 누워야 했다. 난소암은 그처럼 '조용히', '늦게' 발견되는 암이다.


◆사망률 가장 높은 부인암


난소는 여성의 생식기관이자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장기다. 문제는 이 난소에 생기는 암이 모든 부인암 중 가장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국내 난소암 환자의 약 70%는 3기 이상 진행된 뒤에야 진단받는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있어도 모호해서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난소는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해 외부에서 촉지하기 어렵고,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로도 명확한 확인이 쉽지 않다. 또한 난소 주변에는 림프절과 복막, 장기들이 가까워 한 번 발병하면 주변 장기로의 전이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 결과, 초기 치료 기회를 놓친 채 진행성 암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의 가장 큰 특징은 '침묵'이다. 환자 대다수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단순한 소화불량·복통·생리불순 등과 혼동한다. 하지만 초기 1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은 90% 이상에 이르는 반면, 3기 이상이 되면 생존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대구 동구 산부인과 김승찬 진료과장은 "난소암은 암 자체보다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더 무서운 암"이라며 "자각 증상만으로 암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검진은 자궁경부암만으론 부족


여성 건강을 위해서는 자궁경부암 검사에 더해 질 초음파와 혈액 종양표지자 검사(CA-125, HE4, ROMA score)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질 초음파는 난소 크기와 낭종, 종괴 유무를 비교적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어 기본적인 영상 검진으로 활용된다. CA-125는 난소암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혈중 수치가 높으면 의심해볼 수 있다. HE4는 CA-125보다 특이도가 높고 위양성이 적어 폐경 여성의 조기 진단에 유리하다. ROMA score는 CA-125, HE4 수치와 폐경 여부를 반영해 난소암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이다. 이 세 가지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면 무증상기 난소암의 선별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위험군 여성, 자주 검진해야


전체 난소암의 10~15%는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특히 유방암·난소암 가족력이 있는 여성, 본인이 유방암을 앓았거나 장기간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은 경우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들에겐 1~2년에 한 번의 일반 검진 외에도 질 초음파와 표지자 검사를 매년 또는 주기적으로 병행할 것이 권장된다.


김 과장은 "BRCA1, BRCA2 유전자 변이 보유자는 일반인보다 난소암 발병 확률이 수십 배 높다"며 "가족력이 없는 여성도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으로 암 발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자신을 고위험군에서 제외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식생활·운동·체중 관리도 예방의 출발점


난소암 예방에는 정기 검진과 더불어 건강한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다. 고지방·고칼로리 식단, 운동 부족, 과도한 음주, 비만은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전문의들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과일 위주의 식단 △주 3~5회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금연과 절주 등을 실천할 것을 권장한다. 김 과장은 "생활 습관은 유전보다 훨씬 많은 질병을 좌우한다. 난소암 예방 역시 지금의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국가건강검진은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 검사를 제공하지만, 이는 자궁경부에만 국한된 검사다. 난소는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여성이 자비로 추가 검진을 받아야 하는 구조다. 자궁경부암처럼 난소암 역시 국가 지원 범위에 포함시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또한 중장년 여성 대상의 암 조기 검진 캠페인 확대, 의료기관의 여성 검진 접근성 향상, 고위험군 유전자 검사의 공공적 활용 확대 등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난소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 '조용한 살인자'라 불린다. 하지만 조기 검진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치료 효과도 크고 생존율도 높다. 김 과장은 "여성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있어야 진짜 예방이 시작된다"며 "한 번의 검진이 생명을 지키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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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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