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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맥수면이비인후과 김광훈 원장-養虎遺患(호랑이를 길러서 화를 남긴다)

2025-08-11 18:40
맥수면이비인후과 김광훈 원장

맥수면이비인후과 김광훈 원장

중년의 건장한 남성이 청력 상담차 이비인후과에 왔다. 평소 소음이 심한 직장 때문에 청력 저하와 이명이 있었다 한다. 수개월 전에 피곤한 이후에 한쪽 귀 증상이 더 심해져서 동네 병원에 가서 청력 검사를 하고,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약물 치료 후 일시적으로 좀 좋아 졌다가 이후로도 계속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귀가 멍한 증상(나중에 확인 결과 청력 저하로 인해 멍한 증상으로 오인함)이 개선되지 않아 재 검사 후 약물 치료를 원하여 내원한 것이었다. 돌발성 난청의 경우 치료를 하면 정상 회복되거나 최소한 발병 당시의 청력이 유지 된다. 하지만 이 남성의 경우는 청력 손실이 계속 진행되어 단순 돌발성 난청이 아닌 다른 질환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고려해 뇌 MRI 촬영을 하였다.


MRI 결과 청신경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청신경종양(청신경 조총, Acoustic Neuroma)로 판명되었다.


돌발성 난청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청신경의 염증과 부종으로 인해 급성으로 청력 소실이 오는 병이다. 심한 경우는 어지럼증도 동반된다. 다행히도 약물 치료 후 70% 이상 회복이 잘 된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고압 산소치료로 회복률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반면 청신경 종양은 청신경을 압박해서 청력 감소, 이명 증상을 유발시킨다. 겉으로 보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원인이 다르므로 치료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청신경 종양은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환자의 자각 증상이 늦게 나타난다. 심한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할 시에는 이미 심각한 청신경 손상이 진행되어 수술 후에도 청력이 거의 회복되지 않는다.


다행히도 환자의 경우는 청력도 남아 있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후에 보청기 착용을 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많은 검사 장비의 발달로 병의 조기 진단이 수월해 졌다. 평균 수명도 해마다 눈에 띄는 수치로 늘고 있다. 청신경 종양은 인구 10만 명당 한 명꼴로 생기는 드문 뇌종양이지만 논문에 의하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된 환자들 중 1~5% 정도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모든 돌발성 난청 환자가 뇌 MRI를 찍어서 종양 유무를 확인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위 사례와 같이 청신경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이비인후과 검사 장비 중 ABR(청신경 뇌간 유발 검사)이라는 뇌파 검사 장비로 간단히 점검 해 볼 수 있다. 의료 보험도 적용되며 검사비도 저렴해 부담 없이 받아볼 수 있다.


'養虎遺患(양호유환)'은 호랑이를 집안에서 키우면 언젠가 화를 입게 된다는 의미의 교훈이다.


작은 병을 방치하다 큰 위험으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꾸준한 환자의 노력과 이를 성심껏 살피는 의료진의 역할이 효율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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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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