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권 6개 수련병원 1천여명 모집
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과는
“소송위험·업무과중 개선 없인 제한”
전공의協 설문서도 72% “안 돌아가”

최근 대구지역 한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영남일보 DB>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11일부터 시작됐다. 대구권 수련병원들도 일제히 모집절차에 들어갔지만, 필수의료과 인력난 해소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복귀의 문'은 열렸지만 그 길을 선택할 이들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주요 수련병원은 이날 오후부터 12일까지 모집 공고를 마무리한다. 특히 대구권 주요 6개 수련병원에서만 1천여 명이 넘는 전공의를 뽑는다. 중소 수련병원까지 포함하면 전체 모집 규모는 1천100명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이 인턴 98명, 레지던트 1년차 82명·2~4년차 138명을 모집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 22명과 상급 연차 19명을 선발한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인턴 52명, 레지던트 184명을 채용하고, 영남대병원은 인턴 47명, 레지던트 161명을 뽑는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150명 안팎을 모집을 계획 중이다. 이중 1년 차 레지던트 41명, 인턴 36명 등이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인턴 20명, 레지던트 1년 차 20명과 상급 연차 41명을 선발한다.
전국적으로는 1만3천498명 규모의 대규모 모집이 진행된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가 과거 병원·과·연차로 복귀할 경우 정원 초과를 허용했고, 입영 대기 전공의에 대해선 수련 종료까지 입영을 유예하는 특례를 적용했다.
현재 대구권 의료계 시선은 '과연 얼마나 돌아올 것인가'에 쏠려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복귀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전공의의 72.1%가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 소속이었다. 필수과 전공의의 법적 소송 부담은 타과보다 평균 2.15배 높다. 의료계는 "소송 위험과 과중한 업무가 개선되지 않으면 필수과 복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쏠림도 대구권에 적잖은 부담이다. 현재 전공의 2천532명 중 67.4%가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있다. 복귀 인원은 영상의학과·정형외과·비뇨의학과 등 인기과에 집중됐고,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과 충원은 미미하다. 지방 대학병원, 특히 대구권 필수과는 진료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필수과 인력난이 계속되면 남은 전공의와 PA 간호사에게 업무 부담이 전가되고, 결국 환자 진료에 악영향을 준다"며 "단기 충원보다 필수과 기피 원인을 해결하는 근본 대책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