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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대통령, 장동혁 만나겠다’ 협치는 상례화돼야 등

2025-08-29 09:30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외교 난제의 하나였던 한미, 한일 정상회담이 마무리됐다. 여야간 비평의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는 비교적 성공적 데뷔였다고 자평할 만하다. 새 정부의 외치(外治)를 연착륙시켰다면 이제 내치(內治)를 둘러볼 시간이다. 때마침 여당에 이어 내홍을 앓아오던 야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도 마무리 됐다. 장동혁 당 대표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이 대통령이 일본-미국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즉시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 회동을 준비하라고 우상호 정무수석에게 28일 지시했다. 고무적인 행보다. 여야가 날선 대치로 긴장감을 높인다 해도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협치는 국민을 늘 직시해야 할 정치의 도리이다. 이 대통령이 즉각적 대화를 언급한 것은 본인이 야당 대표 시절 겪은 일종의 수모나 비합리성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야 어떠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상당 기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을 거절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내란세력과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한 송언석 원내대표와 국가 공식 행사장에서 악수는커녕 쳐다보지도 않는 장면이 연출됐다. 소통의 지침을 내린 대통령과는 결이 다른 셈이다. 당연히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야당 대표에게도 요구되는 바이다. 장 대표는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현 정권 수뇌부와 대화 자체를 절연하겠다는 선언은 아닐 것이다. 국가적 과제와 민생은 대화속에서 성숙한 해결책과 정책이 탄생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어울리지 않은 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란 난(亂)을 겪었다. 이제 '정치의 오케스트라'가 절실한 시점이다.



◈ 포항 '청년 천원주택', 소멸 위기 극복 투자다


경북 포항시가 전국의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천원주택'을 제공한다.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하루 1천원 정도만 부담하면 집 걱정을 덜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전·월세 부담이 만만치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청년층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천원주택은 포항시가 LH 임대주택을 재매입해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신혼부부 무주택 세대에 제공한다. 아파트는 보통 14~16평 수준이며, 최장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이런 아파트를 하루 1천원, 매달 3만원 정도의 임대료만 내면 살 수 있다고 하니, 1인 청년 가구나 신혼부부 입장에선 꽤 괜찮은 조건이다. 단순히 청년층 주거 안정책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고령화에다 인구 유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포항시로서는 외지의 청년층 유인 효과에 더 기대를 걸고 있다. 포항시가 지난해 시행했던 '청년 징검다리 주택사업'의 경우, 입주자의 절반이 타 시·군 전입자였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앞서 광역시인 인천이 이 정책을 시행,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포항시 역시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처지다. 그래서 청년층의 정주 여건 개선을 단순한 주거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존폐가 걸린 문제로 접근한 방식은 지극히 타당하다. 하지만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창출과 문화 인프라 확충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순히 좋은 집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청년이 지방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청년 인구 유입을 기대하며 좋은 주거와 일자리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앞으로 포항형 천원주택이 청년층의 유출을 막고, 인구소멸 위기 극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구미 라면·김천 김밥축제에 케데헌 열풍 활용하자


한국을 배경으로 K팝 걸그룹과 무속 신앙을 내세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 의 열풍이 거세다. 영화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주제곡이 빌보드 차트를 점령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을 직접 찾아 영화에 등장한 장소에서 주인공처럼 경험하려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댄스아카데미에는 K-POP댄스를 배우려는 문의가 늘고, 영화 속 장소와 비슷하다는 한의원에는 한방체험에 나선 방문객이 3배 이상 늘었다. 식품회사 농심은 영화를 모티브로 한 스페셜 제품 1천개를 한정 출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박물관 80년 역사상 관람객 500만 명 고지를 넘어 설 것으로 기대되는 등 케데헌 열풍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을 비롯한 지방에서는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영화 속 장소들이 대부분 서울인 까닭이다. 사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한국적 정서나 축제는 대구·경북에도 포진해 있다.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에 자리한 한국학진흥원과 국내 최초의 유교전문박물관, 대구 약령시·대구국립박물관에서도 관광객들이 케데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케데헌 스페셜 제품을 출시한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 <주>농심 구미공장과 11월7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구미 라면축제를 묶어 외국인들에게 선보이면 어떨까? 라면의 소울 푸드인 김밥을 주제로 10월 25일부터 26일까지 김천에서 개최되는 김밥축제도 마찬가지다. 매년 봄에 열리는 대구약령시 한방문화축제도 케데헌 주인공처럼 한약 마시기 등 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대구·경북 지자체들이 지역 문화·축제를 케데헌과 결합시킨 상품을 만들고 적극 홍보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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