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빅데이터 “남성 피부과 결제 2년 새 73%↑”
단순 미용 넘어 취업·직장 이미지 관리 수요 확대
제모·보톡스·레이저…전문 시술 찾는 남성들 늘어
민복기 회장 “외모가 경쟁력 되는 시대 흐름 반영”
성별 경계 허무는 소비…자기관리 문화 확산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올포스킨피부과의원 대표원장)
대구 달성군 유가읍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34)씨는 최근 피부과 정기 시술권을 끊었다. 레이저 제모와 잡티 제거가 포함된 패키지다. 김씨는 "회의나 발표 때 인상이 깔끔해야 자신감이 붙는다"며 "그간 피부과는 여성만 다니는 곳으로 생각했는데 이젠 남성에게도 필수 코스"라고 했다.
최근 남성 고객의 피부과 방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프랜차이즈형 피부과에서 100만원 이상 결제된 건수는 최근 2년간 31.2% 증가했다. 여성 고객이 여전히 76.6%로 다수를 차지했다. 이채로운 것은 같은 기간 30대 남성의 이용 건수는 무려 73.7%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점이다. 단순한 미용을 넘어 사회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기 투자 성격이 짙어진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맞물려 있다. 한때 피부 관리와 성형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최근엔 '외모도 스펙'이라는 인식이 젊은 층 사이에 확산되면서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취업 시장에서 '단정한 이미지'가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직장 내에서도 외모 관리가 자기관리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모, 여드름 치료, 잡티 제거 같은 피부과 시술은 이젠 미용 차원을 넘어 위생·청결과도 연결된다. 실제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관리하는 남자가 더 신뢰감 있다"는 반응이 많다. 대학생 이모(28)씨는 "면접 준비를 하면서 피부과 치료를 시작했다. 깔끔한 인상이 중요한 것 같아 투자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다닌다"고 했다.
대중문화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방송과 SNS를 통해 남성 연예인·운동선수들이 미용 시술 경험을 공개하면서 일반 남성들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다는 것.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선 "자연스럽게 관리하는 게 오히려 매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올포스킨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최근 남성 환자의 피부과 방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건 사실"이라며 "면접이나 직장 내 이미지 관리 등 사회적 필요에 따라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30대 남성의 고액 시술 건수가 크게 늘어난 건 보톡스와 색소레이저 치료 등 전문적인 피부과 시술을 통해 빠르고 확실한 외모 개선을 기대하는 수요가 증가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외모가 곧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시대 흐름 속에 남성의 피부과 소비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남성들의 피부과 소비 증가는 단순히 외모를 가꾸기 위한 욕구가 아니라 사회적 평가를 고려한 자기 표현"이라고 말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