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양 자작나무숲 전경

영양 자작나무숲 전경

오도창 영양군수
"에어컨 바람보다 숲속 바람이, 콘크리트보다 흙길이 더 위로가 되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이 바로 영양군 자작나무숲입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최근 자작나무숲을 찾아, 숲의 가치와 미래 구상을 이렇게 소개했다. 영양군 수비면 죽파리 깊은 산자락에 자리한 이 숲은 차로도 40분 이상을 달려야 닿을 만큼 오지에 있지만, 그 고생을 잊게 할 만큼 특별한 풍경을 자랑한다.
"1993년에 처음 조림을 시작한 자작나무숲은 지금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이어진 숲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어 산림욕과 트레킹 명소로 알려지고 있지요."
사계절이 뚜렷한 영양의 기후는 자작나무숲의 매력을 더한다. 오 군수는 숲이 보여주는 다양한 풍경을 언급하며 "봄에는 새싹이 산 내음을 퍼뜨리고, 여름에는 흰 나무줄기와 푸른 잎이 선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가을엔 단풍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져 오묘한 색감을 만들고, 겨울엔 눈 덮인 숲이 마치 하얀 왕국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영양군은 이 숲을 보존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쓴다. 오 군수는 "30년 넘는 세월 동안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해왔습니다. 차량 진입을 막고 친환경 전기차를 운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영양군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깨끗한 숲을 지켜드리기 위한 조치입니다."
숲의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 방문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오 군수는 "힐링 성지를 꿈꾸는 영양군은 자작나무숲을 단순한 산림 명소가 아니라,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육성하려고 합니다. 인근에 숙박 시설과 관광 기반 시설을 확충해 방문객 편의를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양 자작나무숲의 의미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자연과 쉼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콘크리트 건물 대신 숲에서, 인공적인 공기 대신 자연의 바람을 마시며 진정한 쉼을 느껴보시기 바란다."

정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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