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억
공항의 심장은 활주로가 아니라 물류단지다. 항공물류단지는 첨단 기술과 혁신이 결집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첨단 물류단지는 신속성·산업 융합·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지역과 국가 경쟁력 향상의 중심이 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세계 항공화물 운송량이 6천900만 t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항공물류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0년에는 스마트 물류가 1천50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바로 첨단 물류단지의 발전이 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카고시티'는 자동화 시스템·AI 기반 화물 분석·컨베이어 로봇 등으로 물류 처리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주요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집적되며 지역의 일자리와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Airport Logistics Park'도 주목받는다. 콜드체인 시스템과 전자상거래 특화센터, 실시간 통관서비스 덕분에 아시아-유럽-미주를 연결하는 세계적 물류허브로 자리잡았다.
2024년 경북도의 수출액은 401억6천만 달러지만, 80% 이상이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통해 세계로 나갔다. 이는 지역 산업의 과도한 외부 물류의존도를 보여준다.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대구경북권에 첨단 공항물류단지가 직접 연계될 경우, 연평균 수출 물동량이 의미있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경북신공항 물류단지는 기업들이 세계시장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다. 의약품과 농식품을 위한 콜드체인 물류센터·IT 첨단제품 공동물류센터·자동차부품 통합센터 등 각 산업별 특화 물류인프라를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환적 물동량 확대를 위해 영일만항과 중앙선 철도를 연결해 국내외 해상·항공 물동량이 신공항을 통해 미주와 아시아로 이동하는 'Sea & Air'복합시스템도 필요하다. 지역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인천공항이나 부산항에 치중했던 물류 의존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경제특구 지정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다. 다양한 세제혜택이나 규제 특례를 통해 글로벌 물류·전자상거래 기업을 유치하고, 농식품 산업 클러스터 연계 R&D·창업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공동캠퍼스·중소기업 지원 등을 통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산업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신선 농식품 특화시설·바이오의약품 저온유통센터·IT화물 자동화 특송존 등 국제표준을 충족하는 인프라를 확대하고, 실시간 데이터·자동 통관·친환경 에너지 효율 시스템 등 미래형 기술을 접목해야한다.
첨단물류단지는 단순 창고가 아니다. 글로벌 네트워크·혁신 기술·산업클러스터가 결합해야 경북 산업의 체질을 바꾸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빠른 수출, 고부가가치 서비스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 대구경북신공항 물류단지 역시 지역 기업 성장·신규 고용 확대·산업유발 효과라는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항공물류단지는 대한민국 미래 물류 경쟁력의 심장이다. 24시간 자동 운영·세계적 기준의 복합 플랫폼·산업별 맞춤형 지원체계까지 모두 갖춰 지역을 넘어 국가 경제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해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첨단 물류단지를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 혁신을 구상하고, 구체적 실천과 꾸준한 투자를 해야 할 때다.
이남억 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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