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년 연속 적자…미수금 94억원 “경상권 최악”
이사회 거치지 않은 수당 신설 등으로 40억원 추가 지출
기간제 직원, 정규직 전환 ‘무혈입성’…채용 공정성 논란

대구의료원의 재정·인사·조직 운영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종합감사 결과가 최근 나왔다. 공공병원 신뢰도에 큰 흠집이 난 셈이다. 28일 영남일보가 '2025년 대구의료원 종합감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료원은 2023년 117억원, 2024년 1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후 환자 이탈과 비용구조 악화가 누적된 결과다.
특히 의료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94억원에 달해 전년보다 74%나 늘었다. 경상권 공공병원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국민건강보험 청구에 있어서 다른 병원이 당월이나 익월 중순에 처리하는 것과 달리 대구의료원은 최대 두 달 늦게 청구해 현금 흐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진료가 늘어도 돈이 돌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경영 위기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2019년 이후 의료원 인건비는 20% 이상 늘었다. 이는 의사·간호사 인력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응급실 근무수당, 간호수당, 당직수당 등 22종 수당이 신설되거나 증액되면서 40억원이 추가로 집행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사회 의결이나 대구시 보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장 결재만으로 집행된 사례가 적잖다는 점이다. 감사위는 "법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의 보수 체계는 시민 세금과 직결된다. 내부 통제 없이 수당을 신설 증액한 것은 방만 경영의 전형이다.
인사체계도 투명성을 잃었다. 신규 사업으로 추진된 A센터는 보건복지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기간제 인력을 먼저 채용했다. 이후 형식적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외부에서 수십 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이미 채용돼 있던 인력이 그대로 정규직으로 선발된 것. 감사위는 "공정한 경쟁 기회를 빼앗고 채용절차의 신뢰성을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조직 운영에 필요한 동력은 사실상 멈췄다. 코로나 이후 경영혁신을 위해 신설한 혁신센터는 인력이 배치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 경영혁신을 외치며 1억원이 넘는 용역을 발주하고도 정작 그 결과물로 세운 조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감사위는 "적자 경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직을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구의료원은 최근 3년간 900억원이 넘는 보조금과 출연금을 지원받았다. 지난해만 해도 보조금 의존율이 41%에 달한다. 세금이 대규모로 투입됐지만, 경영 정상화는커녕 부실 운영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대구의료원은 코로나 당시 대구시민의 생명을 지켜낸 최전선이었다"며 "그 희생과 성과가 방만 경영으로 퇴색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