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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스마트폰 세상보기] 그리움이 스며든 풍경 추석을 맞아 찾은 고향의 풍경

2025-10-14 17:53
김천 감천냇가 들녘에 핀 코스모스. 강명주 시민기자

김천 감천냇가 들녘에 핀 코스모스. 강명주 시민기자

하늘이 잔뜩 흐린 어느 가을날, 경북 김천 감천냇가 들녘에 코스모스가 고요히 피어났다. 햇살은 없었지만 바람결에 살짝 흔들리는 꽃들은 그 자체로 고향의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


이곳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던 선대가 살아온 터전이자 태어난 고향 마을이다. 여름이면 할머니가 냇가 다리 밑에서 모래 뜸질을 하며 손자들을 부르던 정겨운 모습이 떠오르고, 지금은 쉰을 훌쩍 넘긴 막냇동생이 어린 시절 햇볕에 그을려 등껍질이 벗겨질 만큼 뛰놀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세월은 흘렀지만 감천 냇가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하늘 아래에서도 코스모스는 한들한들 고개를 들어 지나가는 이를 반겼다. 별다른 손길이 닿지 않았는데도 해마다 스스로 피어나는 들꽃의 생명력은 놀랍기만 하다.


주민들은 "날씨가 흐려도 꽃이 더 선명하게 보여서 그런지 오히려 운치가 있다"며 "누가 가꾼 것도 아닌데 이렇게 고운 코스모스가 해마다 피니 신기하다"고 전했다.


감천냇가의 코스모스는 세월과 함께 흐르며, 흐린 날조차 따뜻하게 물들이는 고향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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