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종이공학회서 ‘히트펌프 현장 적용 방안’ 발표…에너지 절감 청사진 제시
백연(白煙) 대신 효율을, 낭비 대신 순환을…히트펌프가 바꾸는 제지산업 미래

김진두 아진P&P 대표이사

아진P&P 로고
제지·포장 전문기업 아진P&P(대구 달성군 현풍읍)가 제지산업의 '에너지 낭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해법을 내놓는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진P&P는 오는 23~24일 충북대에서 열리는 한국펄프종이공학회 2025 추계학술대회에서 자체 연구한 '제지산업 폐열원 재활용을 위한 히트펌프 현장 적용 방안'에 대해 발표한다. 이번 발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시대의 제지공정–Net Zero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절감과 자원순환'이라는 대주제 하에 진행됐다.
아진P&P가 주목한 것은 '버려지는 열을 다시 쓰는 기술', 즉 히트펌프다. 제지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꼽힌다. 종이를 건조하는데만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이 쓰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백연(하얀 수증기)은 회수되지 못한 채 대기 중으로 버려진다. 백연은 시각적으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뿐 아니라,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 손실'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동안 백연 제거를 위해 냉각 과정을 추가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열에너지를 그대로 버리게 되는 이중 손실 구조가 반복됐다. 아진P&P는 이 악순환을 끊고자 버려진 열을 모아 재활용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제지 공정에 적용했다.
특히 MVR(기계적 증기 재압축) 기술과 히트펌프를 결합해 현장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고온 증기를 생산하는 방식도 현재 연구중이다. 두 기술의 결합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ESG 시대의 핵심 과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평가된다.
아진P&P는 이미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책과제 '산업용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RS2023-00236480)'에 선정돼 실증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과제 수행 3차 연도로, 제지 공정에 맞춘 설비 설계를 완료하고 실증 운전에 돌입한다. 김진두 아진P&P 대표는 "2027년까지 총 2천500시간의 실증 운전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해 제지산업 에너지 효율화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히트펌프 기술은 제지산업의 오랜 숙제였던 에너지 낭비 문제를 해결하고,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