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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행복한 삶 괜찮은 삶

2025-10-20 06:00
전상준 수필가·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전상준 수필가·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세상을 살면서 행복한 삶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낀다. 마음이 좁고 아량이 부족해 인간관계가 부드럽지 못하다. 먹고 살기에 바빠 매사에 지나치게 박하다. 사람들과 부딪히고 상처받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제 인생을 괜찮은 삶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특히 나 자신을 많이 위로하고 싶다.


영국 속담에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다. 내 삶도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부지런히 여기저기 찾아다닌다. 때로는 삶이 고단하고 허무하지만 미루고 미루었던 것들의 마무리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한다. 마음이 개운하다. 앞으로도 꼭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는 데 하루하루 아끼며 보낼 작정이다.


인생살이는 마지막이 좋아야 한다. 젊을 때는 많은 실수로 허물을 남겼다. 나이는 들었지만, 마무리를 잘하면 지난날의 허물도 시행착오도 보석같이 빛날지 모른다. 야구 경기에는 9회 말에 홈런을 쳐서 지고 있던 경기를 역전승할 때가 있다. 인생을 야구의 9회 말 홈런처럼 멋지게 마무리한다면 귀한 삶이 될 수 있겠다.


아둔하게 살아왔던 지난날 일들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 너그러워지고자 한다. 내 삶에도 후한 점수를 주어야겠다. 나를 용서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인생을 마무리하는 데 훨씬 평안하고 즐겁고 괜찮을 수 있겠다. 넉넉한 마음으로 삶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생각이다.


살아오면서 몇 권의 수필집을 발간했다. 수필집 표제를 '행복한 삶 아름다운 삶' '행복한 삶 즐거운 삶' '행복한 삶 지혜로운 삶' '행복한 삶 여유로운 삶' '행복한 삶 너그러운 삶' '행복한 삶 괜찮은 삶'으로 했다. 인생을 책의 표제처럼 살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생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늘을 쳐다본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다. 윤동주 시인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노래했다. 나는 시인만큼 대국적(大局的)이지 못하다. 삶이 두껍지 못해 나를 돌보기에 바빴다. 남은 인생 행복한 삶과 괜찮은 삶을 위해 아름답고 즐겁게, 지혜롭고 여유롭게, 너그럽게 살아갈 생각이다. 수필집 속 작은 행복을 만지작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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