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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시안미술관, 중견작가 최선 개인전 ‘물 위의 자리’ 개최

2025-10-20 17:22

시대를 그리는 작가 최선
제도가 은폐한 폭력의 흔적
예술의 언어로 소환

최선 멀미_Sickness

최선 '멀미_Sickness'

경북 영천 시안미술관은 오는 11월16일까지 미술관 1·2·3 전시실에서 중견작가 최선 개인전 '물 위의 자리'를 개최한다.


시안미술관의 2025년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동시대 사회와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지점을 예술로 사유하는 자리로 주목받는다. 전시명 '물 위의 자리'는 시간과 경험이 남긴 흔적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선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최선 작가의 단호한 태도를 의미한다.


최 작가는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사건의 교차점을 따라가며, 그 흔적이 오늘날의 표면에 어떻게 남는지를 기록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기간 이어온 작업을 집약적으로 조망하는 동시에, 사회적 서사와 개인의 기억이 예술적 형식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밀도있게 보여준다.


실제 사건 현장의 잔여와 흔적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한 점에 눈길이 간다. 세월호 참사 해역의 바닷물에 담근 캔버스에 맺힌 소금 결정은 상실의 응축된 표면이 됐다. 여기에다 구제역 사태 때 돼지기름, 구미 불산 누출 사건의 공기 등도 작품에 활용됐다.


최선 멍든침_Bruised Saliva

최선 '멍든침_Bruised Saliva'

최선 별똥 떨어지던 날_The Night the Rained Stars

최선 '별똥 떨어지던 날_The Night the Rained Stars'

나아가 작가는 신체에 각인된 상처와 배제된 타자의 목소리를 예술의 언어로 불러낸다. 거리에 흩뿌려진 인간의 '침'이나 문제아 학생들과 함께 씹은 '껌'의 형상은 사회가 외면한 자리에서 배출된 고통을 상징한다.


최 작가에게 예술은 진실을 완벽히 재현하는 도구가 아니다. 작가는 사라진 것을 온전히 복원하는 대신 잔여로 고정시키며, 결여와 균열을 감당하는 미완의 증언을 제시한다. 이는 타자의 고통을 완전히 대변할 수 없다는 한계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속적인 성찰과 응답을 요청하는 행위로 읽힌다.


시안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지나간 시간의 표식이자 내일을 준비하는 기호로 제시된다. 현대미술의 동시대적 조건 속에서 예술이 지닌 기록과 성찰의 역할을 다시금 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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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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