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는 어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대한민국과 경주에 무엇을 남길지 포스트 APEC을 면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총리는 "한국의 문화적 매력에 흠뻑 빠져있는 글로벌 흐름을 서울을 넘어 지역으로 견인해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수도권에 버금가는 인바운드 관광권 육성에 박차를 가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 총리의 언급은 경주 APEC을 계기로 K-컬처에 관광을 입혀 우리나라를 문화관광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한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김 총리의 발언은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적 과제가 된 지금 상황에서 시의적절하다.
김 총리가 포스트 APEC에 대한 준비를 관련 부처에 지시한 만큼 경주 APEC이 끝난 이후에는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관광진흥책이 뒤따라야 한다. 경주가 APEC의 무대였기에 새로운 시작의 첫 번째 장소는 경북이어야 맞다. 천년고도 경주,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선비 도시 영주 등 세계적인 문화관광자원이 포진한 경북이야말로 한국관광이 세계속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김 총리의 언급은 정치적 선언을 넘어 정책이 돼야 한다. 그래서 예산이 뒤따르고 지역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김 총리의 발언이 허언(虛言)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경북도, 각 시·군 그리고 지역주민이 손을 맞잡고 실행에 나서야 한다. 경주를 비롯한 경북의 각 지역이 우리나라 문화·관광·산업의 거점으로 거듭나는 순간을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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