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찾은 시진핑 “황남빵 맛있다” 이후 품절대란
대구 황남빵 찾은 손님들도 물량 없어 발길 돌려
APEC 계기로 황남빵 전국 브랜드 급부상할까
5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사의 황남빵 매장에 손님이 찾아왔지만, '품절'이라는 답변을 듣고 곧 돌아섰다. 서민지기자
지난 3일 출장차 서울에서 동대구역을 방문한 정모(38)씨는 황남빵 매장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들렀다가 긴 대기줄을 보고 놀랐다. 그러나 직원으로부터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씨는 "요즘 서울에서도 황남빵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아 꼭 사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경주 APEC 특수효과로 전국적인 '황남빵 품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구도 예외는 아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황남빵을 "맛있다"고 언급한 이후로 대구의 황남빵 매장도 연일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것.
5일 오후 2시쯤 찾은 동대구역 황남빵 매장. 진열대에는 전시용으로 비치된 상품들 몇 개만 남아있었다. 기차를 타기 전 황남빵을 사려는 시민들이 잇따라 매장을 찾았지만, 모두 "품절" 안내를 받고 돌아섰다.
현장에 따르면, 오전에 들어온 물량은 이미 모두 소진됐다. 경주 APEC이 개막한 지난달 31일부터는 물량이 입고되면 길어야 20분 만에 동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며칠간 황남빵을 구매하려는 대기줄도 생기고 있고, 일부는 기차 이용과 관계 없이 매장을 찾는다. 박모(65)씨는 "황남빵 매장이 잘 없는데 마침 대구에 있어서 오랜만에 맛보려고 찾아왔다"며 "전국적 품귀현상이 빚어지니까 괜히 더 먹고 싶다"고 했다.
31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남빵 본점에서 직원들이 정부로 부터 들어온 추가 주문 600박스를 만들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황남빵은 경주 지역 명물이지만, 이번 APEC을 계기로 전국적인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예약 판매'가 몰렸다. 황남빵 측은 현재 접수된 예약 물량이 다음달 8일부터 순차 배송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외교 이벤트와 온라인 화제성이 결합하며 주목을 받은 만큼, 향후 해외 관심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급격한 인기 속에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황남빵 공식 홈페이지는 현재 팝업 공지를 통해 "온라인 주문도 오직 황남빵에서만 가능하다"며 "최근 온라인에서 기존 판매가보다 높은 금액에 황남빵을 재판매하거나 유사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나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