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역점 정책들이 도마에 올랐다. 주목되는게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TK 신공항 건설사업이다. 둘 다 자타공인 대구경북의 미래 핵심 메가프로젝트다. 행정통합은 '대권놀음'이란 강한 질타를 받았고, TK신공항에 대해서는 대구시가 '개항지연'을 공식 인정해버렸다. 흔들리는 TK 백년대계에 지역사회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10일 신공항건설단 행정사무감사에서 "2030년 개항하는 게 맞나"라는 김정옥 시의원의 질의에 신공항건설단 측은 "지연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지난 9월 사업기간 재검토를 시사한 후 두달만의 첫 공식 인정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TK 신공항 관련 예산이 318억원만 책정될 때부터 알아봤다. 가덕도 신공항 관련 예산의 4.6%에 불과했다. 20배 넘는 예산 차이는 개항 시기만의 문제에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 7일 대구경북 행정통합추진단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행정통합'이란 방향타를 잃고 표류중인 조직과 부적정한 예산집행이 크게 질타받았다. 특히 김대현 시의원(국민의힘)은 "전임 시장의 대권놀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거친 표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리 된 건 부정할 수 없다. 대구시가 내년 상반기 정기조직개편에서 추진단을 폐지키로 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장기과제로 전환한 것인지, 사실상 폐기한 것인지 불투명하다. 분명한 입장 정리와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급격한 정책 변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몫이다. 행정력과 예산 낭비, 그 과정의 주민 갈등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되기까지 누구 하나 사과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시작도, 내용도, 절차도, 완결 시점도 거의 톱다운 식으로 결정한 후과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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