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에 고환율, 연말 서민 가계부담 완화책 없나
최근 들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6%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6%대 고금리는 2023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탓이다. 하지만,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분 아래 대출 문턱을 더 조이는 상황이다. 서울 집값을 잡으려는 조치이건만, 정작 지방의 애꿎은 실수요자들이 이자 부담 가중에다 대출한도 축소로 더 피해를 보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더 심각하다. 정부의 갖은 안정화 노력에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 1,460원대가 위태롭다. 자칫 환율 1,500원을 넘어서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원화 가치는 2021년(환율 평균 1,144원) 대비 20% 이상 떨어진 셈이다. 환율 상승은 원재료 등 수입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려, 내수 중심 기업의 채산성 악화는 물론,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키운다. 날은 추워지는데 당장 에너지 수입가격이 올라, 서민들은 겨울나기에 걱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불안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서울 집값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고환율 탓에 연말 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국내외 구조적인 여건상 '고환율 리스크'도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는 특히 내수 중심의 지방경제에 치명타다. 건설경기 침체에 허덕이는 대구를 비롯한 지방은 '삼중고' 악재까지 겹치면서, 회복 불능의 그로기 상태로 빠져들 우려가 크다. 정부가 자칫 반도체 등 특정 산업의 수출 활황에 도취, 지방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연말을 맞아 밥상물가 관리에 온 힘을 다하는 것은 물론, 지방 맞춤형 경기 활성화 대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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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산 외교 나선 이 대통령, 방산 도시 구미에도 훈풍 불기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부터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에 나섰다. 오는 21~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이집트·튀르키예까지 4개국을 방문한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전후해 방문하는 UAE 등에서는 방위산업과 관련한 협력을 꾀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K-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방위산업 수출 기반을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방산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안보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의 새 성장동력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이른바 K-방산 특사인 '전략경제협력특사'로 임명한 것도 K-방산 세일즈 외교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의 첫 순방지인 UAE는 방산 분야에서 핵심 상대국으로 여겨진다. UAE는 2022년 중동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과 4조 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천궁-Ⅱ' 도입 계약을 했다. 천궁-Ⅱ는 구미에 본사와 생산 거점을 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협력체계로 생산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 분야를 비롯해 원전·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MOU를 체결했다. 오는 24~25일 방문하는 튀르키예에서도 방산 분야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구미는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기업이 포진해 있고 지난 2023년 방산혁신클러스터로 지정되면서 방위산업 중심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서 K-방산 세일즈가 좋은 성과를 거둬 방산 핵심 생산기지로 도약하는 구미에 날개를 달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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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삼성상회… 지금이 닫힌 문을 열 때다
삼성인력개발원이 확장현실(XR)로 구현한 '삼성 역사 체험'에는 1938년 대구에서 출범했던 삼성상회의 낡고 작은 사무실이 등장한다. 삼성인력개발원이 이번 달부터 삼성그룹 임직원 대상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신입사원부터 임원까지 연간 2만여 명의 삼성맨들은 그룹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디지털 세상에서 접하게 된다.
삼성상회 건물은 대구 중교 인교동에 있었으나, 지금은 북구 침산동의 대구삼성창조경제단지내에 예전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하지만 9년째 문닫혀 있다. 삼성창조단지내에는 이병철 창업주의 제일모직 집무실도 복원돼 있지만 이곳도 비공개 상태로 있다. 이들 시설물이 잠겨 있었던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는 지난 9월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완전 해결됐다. 삼성은 지난 16일 향후 5년간 총 45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이 공격적인 경영을 하면서 미래로 나아가는 여건과 의지 모두 마련된 것이다.
미래로 나아가려면 초심을 되돌아봐야 한다. 삼성의 초심은 삼성상회 창업 정신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삼성은 대변혁기 때 사업보국을 강조해왔다. 삼성의 주력 업종이 식품과 의류였던 1969년 전자사업에 뛰어들 때, 1983년 반도체 사업 참여를 선언할 때 강조했던 것도 사업보국이었다. 450조원 투자 발표는 삼성의 외형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업종 중심으로 또 한 번 대변혁하겠다는 선언이다. 사업보국의 정신이 깃든 삼성상회의 문을 이번에는 열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 삼성의 초심은 대구에 있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리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길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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