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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정재걸의 오래된 미래교육…인공지능 시대의 마음 교육

2025-12-07 16:27

인공지능 시대의 마음 교육

정재걸 대구교대 명예교수

정재걸 대구교대 명예교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제4차 산업혁명의 도도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이 물결로 인해 현대 사회를 지탱하던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모든 사회 시스템은 크게 변화되고 청소년들은 지금과는 판이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받는 기존의 암기식 공부 방법은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훨씬 더 잘 생각하고, 판단하며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는 새로운 청소년 교육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창의력 개발, 소통 능력 강화, 협업 능력 배양 등이 그 대응물이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새로운 시대를 위한 약간의 적응력을 높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지금과 전혀 다른 인간의 양성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간은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어떻게 양성할 수 있을까? 새로운 교육의 핵심은 마음 교육이다. 마음 교육은 무엇인가? 인간에게는 분리된 개체로서의 나를 넘어서 온 우주와 연결된 내재적이고 초월적인 참나가 내재해 있다. 청소년에게 이런 참나를 자각하고 활성화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마음 교육이다.


마음을 뇌의 물리적, 전기적, 화학적 작용이라고 보는 '마음-물질주의자'들은 마음의 기능은 다양한 물리적 기반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본다. 이처럼 마음이 곧 뇌의 활동이라고 보는 심뇌동일론(心惱同一論)은 최근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인간의 지적, 신체적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트랜스휴머니즘과 맞물려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뇌 전부를 컴퓨터에 업로드하는 블루 브레인 프로젝트(Blue Brain project)는 향후 10년 이내에 인간과 흡사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인공두뇌를 컴퓨터 안에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이 과정이 성공하면 기억, 상상, 사고 습관 등을 포함한 모든 두뇌활동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작동하며 존재하게 된다.


반면 참나의 자각을 목표로 하는 '마음-참나주의자'들은 이미 우리 마음에 내재적이고 초월적인 근본 바탕, 곧 참나가 있다고 주장한다. 마음-물질주의자들이 두뇌를 인공지능과 연결함으로써 자연적 진화에 갇혀 있던 인류를 해방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반해, 마음-참나주의자들은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스스로가 만든 가상현실에 지나지 않으며 그 가상현실을 벗어난 곳에 우리의 진정한 근본 바탕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영화 매트릭스와 같이 가상현실을 현실로 여기며 꿈속에서 살아간다는 말이다. 우리가 물리적 실재라고 생각하는 바깥 세계나 그 세계와 분리되어 그 세계를 경험한다고 생각하는 나의 몸과 마음은 모두 의식이 스스로 만들어낸 구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관점을 디펙 초프라는 '메타현실'이라고 부른다.


메타현실은 의식이 모든 것을 창조하는 작업장 같은 곳이다. 그것은 우리의 근원이자 시작점이고 순수한 창조적 잠재력의 장이다. 메타현실이 오감으로 인지될 수 없는 까닭은 그것이 어떤 모습도 어떤 장소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은 누구든 입장 가능하며 이 시뮬레이션일 뿐인 가상현실로부터의 유일한 탈출구이다. 우리는 이 세상을 우리 입맛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때 벽돌과 시멘트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재료를 사용한다. 그것이 바로 의식이다.


인간이 이런 가상현실에서 벗어나면 오직 존재하는 것은 순수의식이며, 실재라고 여기는 모든 것은 순수의식의 무한한 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영상과 같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빅뱅에서부터 인공지능의 출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시간 역시 의식의 창조물임을 알게 된다. 인공지능을 통해 영생을 추구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기본 전제는 첫째, 우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빅뱅에서 시작되어 무한히 확장되고 있으며, 둘째, 나는 정자와 난자의 우연한 결합으로 생겨난 무의미한 생명체이고, 셋째,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필연적으로 소멸할 존재라는 것이다. 이처럼 유한하고 허망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들기 위한 처절한 노력의 끝에 트랜스휴머니즘이 있다. 그런데 이런 유한하고 허망한 인간이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양자얽힘 이론은 전자가 독립적인 개체가 아니라 공간 전체를 가득 채우는 양자장의 현상임을 밝혔다. 개인도 피부를 경계선으로 분리 독립된 외로운 존재가 아니라 우주 전체에 가득 찬 존재다. 현대 교육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유한하고 분리된 나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어주는 마음-물질주의를 지향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인간의 마음속에는 순수의식이라는 불멸이 이미 존재함을 깨닫는 마음-참나주의를 지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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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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