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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의 문학 향기] 누구나 소설의 주인공

2025-12-12 06:00
정만진 소설가

정만진 소설가

1821년 12월12일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태어났다.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이다. 1857년 '보바리 부인'을 펴낸 직후 플로베르는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그런데 검찰의 반문화적 탄압은 플로베르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유·무죄를 다투다가 마지막에 무죄로 판결나는 과정이 플로베르에게 명성과 상업적 성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보바리 부인'의 줄거리가 궁금하다. 의사 샤를 보바리와 그의 아내 엠마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처음에 샤를은 어머니가 바라는 대로 돈 많은 미망인과 결혼한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맺어진 부부도 얼마든지 행복한 백년해로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소설에서는 결코 그런 전개가 펼쳐지는 법이 없다. 소설은 근본적으로 갈등이 있어야 서사가 이뤄지고, 그래야 독자가 흥미를 느끼고 읽는다. 그것을 모르는 소설가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샤를은 돈 많은 미망인과의 결혼 생활에 점점 지쳐간다. 이때 자신의 환자인 루올 노인의 딸 엠마가 출현한다. 엠마는 대단한 미인이다. 샤를은 그녀에게 매혹당한다. 돈 많은 미망인이 사망하자 샤를은 엠마에게 청혼한다. 샤를의 매너에 호감을 느껴왔던 엠마는 샤를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결혼 이후 엠마는 연애 기간과 달리 둔감하기 짝이 없는 샤를에게 질색한다.


엠마는 어릴 때부터 줄곧 자신을 낭만 넘치는 연애의 화신으로 자부해 왔다. 그런 엠마에게 샤를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엠마는 무도회에 다녀온 이후 사교계 생활로 점점 빠져 들어간다. 엠마는 소설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 속에 남자들과 불륜을 저지른다. 그러면서 많은 부채를 안게 되고, 끝내는 재산을 압류당하는 파국을 맞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엠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샤를은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 샤를에게 두 가지가 찾아온다. 엠마에 대한 원망, 그리고 그리움이다. 샤를은 울화병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한다. 부모를 잃은 딸은 공장 노동자로 살아가게 된다.


사실주의 작가 플로베르는 '보바리 부인'의 많은 장면들을 사실적으로 썼다. 그래서 검찰로부터 풍기문란 등의 추궁을 당한 것이다. 물론 줄거리 자체도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듯 보인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고 예술가를 감옥에 보낼 수는 없다. '보바리 부인'은 당시 프랑스에 실존했던 사건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그처럼, 사람은 누구나 소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어떤 소설의 주인공인가, 그것이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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