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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재진 산문집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22일 대구서 북콘서트

2025-12-18 17:02

영남일보 신춘문예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직접 체득한 생의 진리 풀어내
양향옥 아트스페이스서 독자 만나

김재진 시인의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는 시인이 직접 체득한 생의 진리를 풀어놓은 산문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재진 시인의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는 시인이 직접 체득한 생의 진리를 풀어놓은 산문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걸어가던 세월은 뛰어서 가고, 뛰어가던 세월은 날아서 간다. 어디가 목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은 무섭게 속도를 낸다. 때로 그것은 폭주 기관차 같거나 초음속 스텔스기 같다. 미쳐버린 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가속도 붙은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나 스스로 멈추는 것밖에 없다." (153쪽, '별이 빛나는 밤' 중에서)


1976년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등단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재진이 새 산문집을 펴냈다. 시인이자 명상가로서의 깊은 성찰, 비움과 미학이 돋보이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이다. 에세이와 시로 구성된 이번 산문집에 시인은 날뛰는 삶의 속도, 주체하지 못하는 내면의 격돌, 후회와 번민으로만 남을까 두려운 삶의 순간들, 참지 못한 시간 등을 담았다. 인생의 황혼을 맞아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후회,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축적한 삶의 내공과 작가로서의 깊이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내년 등단 50주년을 맞는 시인은 대학 시절 첼로를 전공했다. 하지만 음악에 좌절감을 느낄 찰나, 스물한살 때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돼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과 작가세계 신인상 소설 부문에 동시에 당선돼 문단을 놀라게 했다. 생업의 방편으로 방송사 피디로 더없이 바쁜 삶을 살다 돌연 직장을 떠났다. 명상과 마음 공부에 빠져 여러 수행법을 찾아 세상을 방랑했다. 온종일 벽만 바라보고 누워 지내던 병상의 노모가 빈 벽에 입을 그려 달라고 한 것을 계기로 배운 적 없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지금껏 붓을 놓지 않고 있다. 이번 산문집에서 시인은 이러한 생의 늦가을을 깊고 진하게 그린다. 아름다운 노을빛 아래 서 있는 듯한 색채감 있는 문체와 간결하고 시적인 문장이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김재진 지음/수오서재/254쪽/1만8천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김재진 지음/수오서재/254쪽/1만8천원

"잎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모든 것의 배경에 있는 그늘 같은 풍경들이 눈에 밟힌다. 진실은 중심이 아니라 배경에 있을 때가 많다. (중략) 꽃 떨어진 뒤 비로소 잎의 아름다움을 깨닫듯 더 큰 존재가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단수인 줄 알았던 '내'가 수많은 존재들과 연결된 복수라는 사실을 덩달아 알아차리게 된다." (238쪽, '꽃의 배경' 중에서)


한꺼번에 토해내듯 글을 쓴 시인은 자신이 체득한 생의 진리를 풀어놓는다. 특히 책의 말미에는 크게 기뻐할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기쁨도 오래가지 않고, 슬픔 또한 힘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삶에서 그는 많은 것을 경험했다. 분노도 했고 싸워도 봤다. 잊어도 봤고 그리워도 해봤다. 후회도 자책도 체념도 해봤다. 그리고 고요히 자신을 들여다봤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삶의 마디마디, 단단히 굳어진 옹이가 보인다. 그 때문인지 그의 글은 인생의 잠언으로 마음에 박힌다.


김재진 시인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 북콘서트 포스터.

김재진 시인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 북콘서트 포스터.

한편 이번 책 출간으로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침도 있단다' 북콘서트가 대구에서 열린다. 책의 저자인 김재진 시인이 고향에 내려와 책과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동짓날인 오는 22일 오후 5시 대구 양향옥 아트스페이스(동구 이노벨리로 158)에서 팥죽 한 그릇을 나누며 독자와 소통할 예정이다. (031)955-9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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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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