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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하프 응대법

2025-12-23 06:00

K-뷰티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엔 올리브영의 공이 적지 않다. 올리브영은 K-뷰티에 홀린 외국인의 필수 관광 코스다. K-뷰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올리브영의 사례는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교재로 채택됐으며, 세계적 권위의 경영 저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도 실린다.


유통업계와 학계에선 올리브영 성공 비결의 하나로 독특한 고객 응대 방식을 꼽고 있다. 고객이 부르기 전까지는 다가가지 않는다는 이른바 '하프(Half) 응대법'이다. 올리브영의 전국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직원들은 고객을 쳐다보지 않는다. 고객이 부담 없이 체험하고 구경하도록 내버려 둔다. 고객 자율성과 편의성을 높인 서비스 전략이다. 샘플을 나눠주는 등 적극적인 고객 응대 전략을 펼친 경쟁 업체들과 달리, 올리브영은 창사 초기부터 하프 응대 방식을 유지해 왔고, 이 전략이 10대 청소년은 물론 중년 남성에게 먹혀들었다. 이른바 '말 걸지 않는' 응대 방식, 의도된 무관심 전략이 연간 매출 5조 원을 거둔 이 회사의 '영업 비밀'인 셈이다. 물론 하프 응대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도 꽤 있다. 피부 고민 상담, 제품 설명 등 고객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만, 직원의 과잉 응대에 쭈뼛거리던 중년 남성까지 화장품 매장으로 불러들였다는 점은 올리브영의 분명한 강점이다.


올리브영은 '말 걸지 않는 매장'을 내세워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에 도전한다. 내년 5월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 1호점을 비롯해 오프라인 매장 4개를 열 계획이다. K-뷰티와 올리브영의 '성공 방정식'이 미국에서도 안착하기를 기대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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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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