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그저께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가칭 '영남인재육성 및 지역발전특위' 구성을 의결했다. 전통적 험지인 영남권 인재를 발굴하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당의 비상설기구란 설명이 덧붙여졌다. '여태껏 잠잠하다가 하필 왜 지금?'이라는 의구심이 생기는 건 지방선거를 겨냥한 일회성 용도가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이 기왕에 하기로 한 것이니 '인재 발굴'과 '현안 해결'을 제대로 한다면야 나쁠 게 없다. 그들의 진정성은 그들의 마음에 달렸지만, 공은 사실 우리 지역에넘어왔다. 누워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지 말고 TK·PK가 '영남특위'를 잘 활용해야 한다. 의당 올 기회나 이익이라도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진지하고 세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동안의 정치지형상 민주당의 영남 인재들이 정치권에 영입되는 구조가 막혀 있던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이날 최고위 발언은 곱씹을 만하다. 지난 시간 잘못에 대한 민주당의 고백처럼 들린다. 그는 영남특위를 '인재중심 특위'로 만들겠다고 했다. 민주당이 진정 영남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면, 첫 번째 변화는 '영남 인재 등용'이다. 늦지 않게 가시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진보 집권기 정부와 민주당 내 'TK 인재 부재'는 새삼스럽게 들추지 않더라도 모두가 자각한다.
'인재 부재'는 '정책 실종'으로 이어진다. TK의 경우, 민주당 집권 이후 정부와의 강력한 연결고리가 없어졌다. 그 탓에 지역 현안의 목소리를 중앙에 제대로 전달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영남특위 발족은 그 숨은 의도가 어떻든 간에 TK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위가 TK와 정부, 대통령실, 그리고 민주당 간 가교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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