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대구 경제… 신산업 육성이 답이다
대구 경제가 동력을 잃고,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대구는 지난해 1인당 주요 경제지표 모두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대구 경제의 암울한 현주소다. 국가데이터처가 그저께 내놓은 '2024년 지역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대구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천137만 원으로 집계됐다. 33년째 꼴찌다. 심각한 점은 1위인 울산(8천519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4천948만 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이 뿐 아니다. 개인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인 1인당 지역순소득(3천16만 원)도 전국 꼴찌였으며, 가계 구매력을 뜻하는 가계총처분가능소득(2천578만 원) 역시 전국 평균(2천782만 원)보다 낮았다. 이는 대구 경제가 여전히 개인서비스업 위주의 구조에 머물러 있는 데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다 의욕적으로 육성한 2차전지의 부진과 건설업 침체 역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대구의 경제성장률은 8대 대도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0.8%)을 보여, 도시의 활력마저 잃어가는 암울한 형국이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 경기침체 우려에다 지방선거까지 암초가 많아,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해법은 뻔하다. AI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러려면 국가 지원도 필요하지만, 지역 역량을 결집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선 8기에선 정치적 사안에 매몰, 신산업 개편 시간을 허비한 점이 아쉽다. 최근 대구시가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발맞춰, '대경권 발전전략 수립'에 착수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혁신성장 산업 육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
◈국힘, 정녕 영남당의 길을 가겠다는 것인가
국민의힘 지방선거기획단이 내년 지방선거 경선룰을 '당원 70%, 일반여론 30%'로 확정해 당 지도부에 권고했다. 사실상 당심(黨心)으로 지방선거 후보자를 뽑자고 건의한 셈이다. 지선기획단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우세지역 경선룰보다 당심 비율을 높였다. 당시 TK(대구경북)지역 경선룰은 '당원 50%, 일반여론 50%'였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아니, 생각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이재명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면서도 '지는 길'로 가겠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도 확장보다 강성 지지층만 신경쓰는 꼴 아닌가. 가뜩이나 위축된 보수세력을 더욱 쪼그라들게 하는 '정치적 자해 선언'이나 다름없다. 당 후보를 선발하는데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한가한 소리다.
국민의힘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위기에 대응하려면 비상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도부가 지선기획단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국민의힘은 결국 '영남당'으로 전락하고,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힘을 완전히 잃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TK 정치도 불행의 길을 걸을 것이다. '보신주의'가 판을 치면서 더욱 무기력해질 수 있다. '온실 속의 비만고양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TK 정치권 아닌가. 공천권자의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도 한층 좁아질 것이다. 아마 TK 현역 국회의원은 지선기획단의 권고안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 수도 있다. 자신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셈이니, 내심 권고안이 받아들여지길 바랄 것이다. 대한민국은 물론 지역 발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를 보는 게 너무 안타깝다.
―――――――――――――――――――――――――――――――――――――――――
◈정부개입으론 환율방어 한계…경제체질 개선해야
어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3.8원 급락한 1,449.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 방어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구두 개입과 대책 발표 때문이다. 이날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강력 의지·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재부는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 동안 비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렇다고 이날 하락이 환율 안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개입 의사로 하루 만에 30원 넘게 출렁였다는 것 자체가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외환당국은 지난달부터 선물환 포지션 제도 합리적 조정, 외화 유동성 규제 완화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수급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국내 7대 대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고, 국민연금이 연말 환율 종가 관리를 위해 환 헤지를 통한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환율은 축적된 경제 기초체력의 결과물이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와 반기업 입법, 저성장 고착에 대한 불안이 누적되며 자본과 투자가 한국을 떠나고 있는 것이 고환율의 본질이다. 국민연금과 개인의 해외투자 탓으로 보는 진단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국민연금과 기업을 동원한 환율 방어는 지속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연말 종가를 관리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경제 체질을 바꾸지 못하면 원화 가치는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말 방어도 필요하지만 투자하고 싶은 한국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윤철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