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나무는 언뜻 사철나무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닮아 있다. 가시나무·후박나무·먼나무 등과 같이 원래는 제주와 남부해안 등지에서 자라는 나무지만 대구에서도 가로화단에 식재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광나무 잎은 햇빛을 받으면 빛을 반사한다. 이 때문에 광(光)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보다는 제주방언 '꽝낭'에서 이름의 유래를 찾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 제주도에서는 오래전부터 광나무를 꽝낭이라 불렀다. 꽝은 뼈를, 낭은 나무를 뜻한다. 광나무의 단면은 조직이 매우 치밀하고 단단하며, 껍질이 회백색을 띠어 동물의 뼈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 것으로 추정된다. 한자어로는 여성의 정절을 뜻하는 여정목(女貞木)이라고도 한다.
줄기와 잎이 사철나무와 비슷한데 줄기에 흰색의 피목(皮目)이 뚜렷하고 잎의 가장자리에 거치(鋸齒)가 없는 것이 그와 다르다. 물푸레나무과 쥐똥나무속으로 열매는 직경 7~10㎜이며 처음에 연두색을 띠다가 익으면서 보라색에서 더 진해지면 검은색이 된다. 약간 크기는 하지만 모여 달려있는 모양이 쥐똥나무 열매와 유사하다.
몇 해 전 상주시의 대표 관광지인 경천대 숲에서 광나무를 발견했다. 남부 수종인 이 나무가 소나무숲에서 홀로 자라고 있는 것이 신기해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전 찾아본 그 나무는 키가 훌쩍 커 있었다. 줄기는 길고 가느다란 데다 연두색의 얇은 잎이 정상적이지 않아 보였다. 대학의 관련 학과 교수에게 문의하니 웃자란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대부분 죽는단다. 광나무를 이곳에서 자랄 수 있게 한 것도, 죽을 위기를 맞게 한 것도 포근해진 겨울이 아닌가 싶다.
이하수 기자·나무의사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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