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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학생이 사라지는 영덕

2026-02-11 20:13

영덕군의 인구 구조를 보면 이제 '감소'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영덕군 전체 인구는 3만2천726명으로 이 가운데 18세 미만의 젊은 인구는 2천333명으로 전체의 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영덕 인구가 '밑에서부터' 텅 비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발표된 경북교육청의 2026년도 학급 예비 편성 자료를 보면 올해 등록된 영덕의 유치원생 20명만이 학교에서 새 학기를 맞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형편이 비슷한 군 단위 지역인 봉화군 73명, 영양군 32명, 울릉군 42명보다 원아수가 작다.


미래의 새싹이라던 유치원생의 수가 고작 20명뿐이라는 사실은 지역의 미래가 아래에서부터 급속히 붕괴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상태로 가면 몇 년 뒤 학교 문을 두드릴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학생이 줄어들면 학교는 버틸 수 없다. 이에 따른 학급 감축과 통폐합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교원과 행정 인력은 빠져나가며 교육 프로그램은 축소되고 진학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젊은 부모 세대는 교육 여건이 약해진 지역을 외면할 것이 뻔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더 심화될 것이다. '아이 감소→학교 축소→젊은 가구 이탈→지역 소멸'이라는 악순환이 굳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학생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지역 소비와 노동의 미래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학원 등의 교육 소비 시장과 상가는 점점 비게 되면서 지역경제와 생활권 활력도 동시에 힘을 잃게 될 것이다. 특히 농·수산업과 관광업을 중심으로 유지돼 온 영덕의 산업 구조는 고령화와 인력 부족이라는 수렁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영덕은 지금 '조용한 경고음'이 아니라 '명확한 위험 신호'를 마주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단편적인 지원과 대책이 아니라 종합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 여건, 젊은 세대에 필요한 새로운 일자리와 주거 여건 등 모든 지역 공동체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인구 감소를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지역 소멸은 현실로 다가온다. 영덕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이가 사라지는 지역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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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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