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역의 숙원사업인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서광이 비친다. 지난 12일 소형모듈원전(SMR) 특별법이 상정된 지 2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원자력 및 SMR 클러스터 조성이 명문화돼 있는 대구경북(TK) 통합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제도적 근거가 확보되면서,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이 AI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SMR은 AI 시대를 주도할 핵심 산업이다. SMR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과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18개국이 SMR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도 직·간접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까지 세계 SMR 시장이 65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한다. SMR이 에너지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는 셈이다.
경북도와 경주시가 발 빠르게 정부의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1호기 공모사업 유치에 나선 점은 고무적이다. 경주야말로 SMR 유치에 최적지다. 한수원 본사,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중수로 해체기술원 등 원전 관련 핵심 시설이 집적돼 있다. TK가 통합 이후 지역의 특화 사업으로 '원전 클러스터' 추진에 적극적인 이유이다. 이 사업 유치는 경북 동해안에 SMR과 탄소 중립 철강, AI 제조업을 아우르는 첨단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이 계기를 살리는 건 온전히 TK의 몫이다. 이러려면 경북도와 경주시는 물론 인접 지자체, 지역 정치권도 초당적으로 SMR 유치에 팔을 걷어 붙어야 할 것이다.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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