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휴머노이드 양산 앞두고 지역 차부품업계 가치 재평가
증권사 “에스엘, 아틀라스 헤드·바디 모듈 수주 가능성 높다”
전기차 바퀴 굴리는 구동계 기술 원리, 휴머노이드 관절 움직이는 원리와 비슷
핵심 기술 보유한 경창산업·삼보모터스 등도 주목 받아
공중제비 넘는 아틀라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양산이 가시화하면서 대구 자동차부품 기업들이 로봇부품의 핵심 생산기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차부품업계가 전기차 부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첨단 로보틱스산업 밸류체인에 합류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지역 산업계는 차부품업계의 변화가 대구경제에 새 활력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의 주목을 받는 곳은 에스엘이다. 아틀라스의 바디 모듈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사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엘은 현대차 로보틱스랩의 이동형 로봇 '모베드(MobED)'에 라이다 모듈을 납품하는 위탁 생산업체로 선정됐다. 로봇사업 역량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향후 양산될 아틀라스 역시 차부품사로부터 모듈 형태로 소싱해 조립하는 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에스엘이 아틀라스의 바디 모듈을 수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모터와 구동계 부품을 생산하는 삼보모터스와 경창산업도 주목받는다. 내연기관의 변속기를 만들던 두 기업은 최근 '전기차용 감속기'와 'EV 구동 모터'의 파운드리 제조사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전기차와 로봇의 구동 원리가 맞닿아 있는 만큼, 이들이 양산해 낸 모터 기술이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기차의 바퀴를 굴리는 구동계(모터+감속기+인버터) 기술 원리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액추에이터' 원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바퀴를 굴리던 기술력이 로봇 제조기술로 진화하며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선 미래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의 기회로 평가받는다. 증권업계는 로봇시장이 개화할 경우 양산 노하우와 품질관리 능력을 갖춘 전통 부품사들의 기업 가치가 대폭 재평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의 로봇 밸류체인 편입 기대감은 지역기업의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최근 차부품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아직 확정적인 밸류체인 진입단계는 아니지만 지역기업들이 보유한 원천 기술의 확장성이 주목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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