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자체 구매해 도입…3월 중순 현장 투입
물탱크 용량 2배 확장하고 좁은 임도 주행 최적화
도심형 산불 취약 대구, 대응 패러다임 전환 시도
지난해 4월,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근인 조야동 민가까지 확산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협했다. 연합뉴스
대구시가 '도심형 산불' 대응 체계 구축을 위해 한국 지형에 최적화한 고성능 산불진화차량을 자체 도입한다. 기후위기로 더욱 잦아진 산불이 도심 경계까지 위협하는 가운데,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시민 안전을 직접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는 산림청이 개발한 '다목적 산불진화차'를 자체적으로 구매(3억7천500만원)해 다음달 중순 실전 배치한다. 국산 군용트럭(K151)을 개조한 모델로, 기존 진화차 대비 두 배 이상인 2천ℓ의 용수를 담을 수 있다. 특히, 차폭이 2.2m 수준으로 좁아 임도 등 산악지형 등반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차량은 향후 시 재난안전기동대가 운영하며, 대구 전역의 산불 현장에 투입된다.
'2025 대구시 안전관리계획'. 영남일보DB
대구는 분지 지형 특성상 가뭄과 강풍에 취약하고, 산림 내 낙엽층이 두터워 산불 위험도가 매우 높다. 특히, 팔공산·앞산 등 도심을 감싸는 산림 면적이 넓어 특광역시 중에서도 '도심형 산불' 위험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지난해 함지산 산불 등 도심 산불의 위험성을 뼈저리게 겪었다.
이번 대구시의 조치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도심형 산불 대응 체계로의 전환으로 읽힌다. 특히, 산림청과의 공조 범위 확대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 19일엔 산림청 산불재난 특수진화대(13명)가 대구시청 산격청사에 전진 배치됐다. 그동안 구미국유림관리소에서 출동하던 인력이 대구 도심 한복판에 상주하게 된 것.
20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대구지역으로 전진 배치된 남부지방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원들이 차량과 장비를 점검하며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일선 구·군에서도 대응력 확보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남구청은 올해 사업비 9억원을 투입해 앞산 일대 약 1km 길이의 송수관로와 가압 설비를 갖춘 '도심형 산불진화시설'을 구축한다. 헬기 투입이 어려운 야간이나 강풍 시에도 해발 505m 고지대(비파산)까지 소방용수를 공급해 안일사 등 주요 시설과 민가를 지키는 핵심 보루가 될 전망이다.
동구엔 이미 지난해 말 대구 1호 '산불대응센터'가 만들어졌다. 이곳에선 팔공산 국립공원과 신서혁신도시 일대 화재를 24시간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핸 군위 지역, 내년에는 달성 지역에 대응센터가 추가로 건립될 예정이다.
김옥재 대구시 산림녹지관리과장은 "산불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산림녹지과를 재난 전문 부서인 재난안전실로 배치했다"면서 "산불 대응 인프라 구축에 2030년까지 약 1천100억원을 투입한다. 전국 최고 수준의 산불 대응 역량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시웅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