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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사를 찾아서] 박삼규 재경 경북대 동창회장

2005-11-07

"지방대 출신이라고 기죽은 적 없어요"
'성실·책임'공직 외길 경제전문가, "대구·경북 저력있어 난관 곧 극복"

[출향인사를 찾아서] 박삼규 재경 경북대 동창회장

"서울에서 대구·경북인은 건실하고 의리있는 사람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가 고향을 밝히면 타지 사람들은 대부분 호감을 갖고 대해 주었습니다."

의성 출신으로 재경 경북대 총동창회를 이끌고 있는 박삼규 대한상사중재원장(65)은 대구·경북인이라는 자부심이 그 누구보다 강했다. 소위 지방대 출신으로 중앙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겠다고 넌지시 건네 보아도 "지방대 출신이라고 기죽어 본 적은 전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상사 중재원 수장 맡아

"행시 3회에 합격해 1966년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습니다. 경제 관련 정부 부처여서 그야말로 한국 최고 학벌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 인맥을 이뤄 도움을 주고받는 것 같았지만 항상 당당하게 생활했습니다. 당시 상공부에 경북대 법정대학 1회 출신인 심의환 선배 단 한 분이 계셨는데, 남몰래 도움도 많이 주었고 대부분의 동료가 모두 우호적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쉽지 않았을 공직생활의 경쟁에서 살아남게 한 원동력은 무엇이냐 물어 보았다. 그는 1995년 공업진흥청장으로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 뒤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 초대이사장을 거쳐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을 이끌고 있는 등 공직 계통에서 '생명력'이 누구보다 길다.

"공사 간에 책무를 다하는 성실한 자세입니다. 특히 공직에서 자리가 높아져 책임을 수행하지 못하고 불성실하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지 않습니까. 제 개인적으로 보면 집안일은 다소 소홀했다고 할 수 있지만, 사회적 책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60년대 후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수출 제일주의'를 내걸었던 시절에 공직을 시작했다. 가난에서 탈피해 빈곤에서 헤어나야 한다는 국정지표 아래서 정말 열심히 일했다. 목표가 분명했으므로 다른 길을 돌아볼 생각도, 여유도 없었다고 했다.

"사실 대학 때는 공부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1959년에 입학했는데, 4·19혁명이 일어난 시대 아닙니까. 데모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지요. (학생들끼리) 잘 어울리고 학교에서 재미있게 지냈고, 낭만도 있었지요. 하지만 직장에 들어와서는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게 일만 했습니다."

수출진흥업무를 담당해 시책을 정하고 법령 만들고…. 그는 주말에도 거의 쉴 수 없었지만,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수출입국 위해 매진 큰 보람"

"요즘 사람들이 보기에는 보수적이고 고루해 보일지 모르지만 일하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그런 분위기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견인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일하는 생활 자세가) 몸에 배어 있습니다."

상공부에서 섬유국장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실물경제를 다루면서는 고향인 대구·경북 문제에 대해서도 고심을 많이 했다고 한다. 지금도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하지만 역대 정권에서도 늘 대구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것이다.

"(대구·경북은) 과감하게 변신하는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반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낙관적으로 봅니다. 유능한 경제인들이 많지 않습니까. 다들 승부욕 있는 사람들입니다. 경제가 커지면서 여건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고 불황이 장기적인 국면을 보이고는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자세를 가지면 어려움을 돌파할 것으로 믿습니다."

출향 인사로서 그는 대구·경북의 인재를 발굴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고향 발전에 간접적이나마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직생활에서 (대구·경북 출신, 특히 경북대 동문을) 표나게 봐주긴 어려웠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공무원시험 면접심사위원 등을 할 때는 점수를 좀 더 주게 되었습니다. 의도적이라기보다 그저 신뢰가 갔습니다."

그가 재경 경북대 동창회를 맡게 된 것도 고향 사랑의 한 방법이다.

"동문 간의 친목 결속은 물론, 비즈니스 협력관계를 맺어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동창회를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만여 동문의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서로가 생산적이고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결국 그 열매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의성 부농의 집안에서 태어나 1남2녀를 출가시키기까지 비교적 순탄한 삶을 살아온 그의 고향을 위한 봉사활동이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박삼규 회장 프로필

△의성 출신 △경북대 사대부고 졸, 64년 경북대 법정대 법학과 졸, 70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 99년 명예 경영학 박사(순천향대) △65년 행정고시 합격 △66년 상공부 사무관 △93년까지 상공부 중소기업국장·섬유생활공업국장·기초공업국장, 상공자원부 기획관리실장 역임 △93년 상공부 차관보 △94년 공업진흥청장 △96년 산업연구원 고문·광운대 대우교수 △97∼2000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2000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2002년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 초대이사장(현), 2004년 대한상사중재 원장(현), 2004년 아태지역중재그룹(APRAG) 부회장(현)

[출향인사를 찾아서] 박삼규 재경 경북대 동창회장
지난 10월 열린 총동문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경북대 교가를 합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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