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4시 동대구역, 2년전에도 똑같은 사고

경찰이 동대구역에서 감전사한 박모군에 대해 정밀감식 작업을 하고 있다.

21일 오후 4시17분쯤 박모군(10·초등 4년·대구시 동구 효목1동)이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구내 17번 선로에 정차 중이던 무개 화물열차에 실려 있던 미군 장갑차 위에서 놀다 높이 4.5m 2만5천V의 KTX 예비 고압선에 감전돼 숨졌다.

사고 순간을 목격한 조모씨(41)는 "대구에서 일을 보고 서울로 가기 위해 고가도로 위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철길 쪽에서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치솟았다"면서 "폭음과 동시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 1명이 장갑차 위에서 뛰어내려 동대구역 역사 방면으로 달아났고, 나머지 한 명은 몸에서 연기가 나면서 몸부림치다 쓰러졌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대구동부경찰서 역전지구대 이근오 경위는 "오후 4시20분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장갑차 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연기가 나 동대구역에 고압선로의 전류 차단을 요청한 뒤 고압선이 없는 예비 선로로 옮겨 확인해 보니 어린이가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3량의 무개 화물열차 중 장갑차를 싣고 있던 가운데 차량에서 발생했고, 장갑차 위에서 놀던 박군의 신체 일부가 동대구역을 지나는 고압선로에 닿으면서 감전사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박군과 함께 장갑차에서 놀았던 같은 동네에 사는 김모군(8·초등 2년)을 상대로 동대구역에 들어가게 된 동기와 박군이 감전사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고, 동대구역 관계자를 상대로 박군 등이 동대구역 구내로 들어와 장갑차에 접근하게 된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열차는 주한미군 수송부대 소속으로 미군 장갑차 1대와 구난장갑차 1대, 자주포 1대를 싣고 수리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6시15분 경기도 동두천시 동안역를 출발해 중앙선과 대구선을 이용, 이날 오전 10시52분쯤 동대구역에 도착했고, 왜관 캠프 캐럴 미군부대로 가기 위해 기관차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사고 열차는 당초 오후 4시30분 왜관으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기관차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로 다른 열차 운행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한편 이날 사고가 발생한 동대구역에서는 2004년 5월23일에도 16번 선로에서 화물차에 실려 있던 장갑차 위에서 작업을 하던 육군소속 군인 한 명이 감전사했다.

21일 오후 4시17분쯤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구내 17번 선로에 정차 중이던 화물열차 위 군용 장갑차에서 박모군이 고압선에 감전돼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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