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말까지 확답 요구…프로디 총리는 침묵
[제네바 연합뉴스] 이탈리아 북부 비첸차시(市)에 위치한 미군 기지의 확장 문제를 둘러싸고, 집권 중도좌파 연합 소속 9개 정당 사이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중도우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첸차 시 의회는 지난 해 10월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군 기지 확장프로젝트를 근소한 표차로 승인했으며, 이제 로마노 프로디 총리 정부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비첸차 기지에는 2천6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나 현재 독일 주둔 미군 2천400명의 숙소 제공을 위해 비첸차 시내의 달 몰린 공항에 군 숙소를 건설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16일 전했다.
미국은 미군 기지 확장 여부와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가부간의 결정을 내려줄 것을 이탈리아에 요구하고 있다.
프로디 정부가 이를 거부할 경우, 비첸차 기지는 폐쇄되고 미군 병력은 모두 독일로 옮겨가게 된다.
가톨릭계의 중도기민당(UDC)과 급진당을 포함한 일부 정당들은 이탈리아-미국 관계의 손상을 막기 위해 미군 기지 확장 프로젝트를 밀고 나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좌파민주당(DS)과 녹색당, 재건공산당(PRC), 이탈리아 공산당(PDCI) 등은 그 같은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 클레멘테 마스텔라 법무장관은 "이탈리아가 기지의 확장을 거부한다면, 미국인들은 그것이 부시 대통령을 겨냥한 게 아니라, 그들의 나라를 겨냥한 것으로 생각하고 뺨을 맞은 것으로 여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프로디 총리는 이에 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이탈리아 언론은 덧붙였다.
좌파민주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빈첸차 주민의 70%가 미군 기지 확장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녹색당은 빈첸차 주민투표를 거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찬반을 결정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연합은 프로디 정부를 "반미주의"라고 비난하고, 그 같은 입장으로 인해 이탈리아-미군 관계가 "위기에 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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