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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부 최우수상 (대구시교육감상)···정보훈<성광고 3년>

2013-10-05

‘10대 너의 배움에 주인이 되어라’를 읽고
2023년 교사가 되어있을 ‘또다른 나’를 위해 이 책을 읽었어

2023년의 보훈이에게.

안녕? 난 2013년에 살고 있는 보훈이야. 너는 지금 무엇을 하며 지내니?

교사가 되어있을 너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10대 너의 배움에 주인이 되어라’라는 책을 읽었어. 아무래도 교육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 책에 마음이 끌리더라. 도서관에서 처음 이 책을 뽑았을 때는 미묘한 기운(?)이 책을 감싸고 있는 듯했어. 잘 시간인데 책을 한 번 잡으니까 절제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내용에 빠져서 읽었어. 사실 대한민국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는 건 교육전문가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알고 있는 사실이야. 인터넷을 찾아보면 중학생, 초등학생마저 우리나라 교육에 분노해서 쓴 게시물이 많아. 양희규라는 지은이는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방법을 제시해준 것 같아서 인상 깊었어. 특히 학생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교육에 불만이 많았던 학생들은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어.

나는 ‘자기 발견의 고통과 기쁨’이라는 파트를 읽으며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어. 주변의 어른들이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지’라고 말씀하시고, 때문에 떠밀려서 대학에 가려고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거든. 지은이 또한 대학은 배움의 과정에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 학생들이 이런 인식을 갖기 위해서는 대학 이전의 학교 교육이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하도록 도와주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솔직히 그렇지 않니?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미래에 써먹을 수 있을 지도 모를 과목을 공부하고 있고, 체육시간은 적고 야자시간이라는 명목으로 밤 11시30분까지 학교에 남아있어. 야자시간에 남아서 공부하는 학생도 있지만, 잡담을 하거나 폰을 만지거나 자거나 멍 때리고 있는 학생들도 많잖아. 차라리 집에 보내서 편안히 쉬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친구들한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면 그저 기업가, 금융업자 등 두루뭉술하게 대답해. 어느 학과에 지원할지를 물어보면 절반은 경영학과, 심리학과래. 거기서 뭘 배우는지 물어보면 아무것도 모르는 거 있지. 교사가 되고자 하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 화가 났어. 저자는 학교가 바뀌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를 언급하고 있어. 첫째-왕따와 폭력이 없고, 둘째-아이들이 성적으로 평가되지 않고, 셋째-주입식 교육이 없어져야 한다는 거야. 나는 이것에 전적으로 동의해. 학생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되는 그날이 우리나라 교육이 바뀌는 날이 아닌가 싶어. 저자는 또한 성공이라는 가치보단 행복이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던 난 마음속에 커다란 폭풍이 지나가는 것 같았어. 성공한 사람 중에 우울증을 앓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행복만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단지 교육에서 재능과 자기 계발을 중시했던 내가 생각을 크게 바꾸어야 한다고 느낀 순간이었지.

요즈음 교육계에서는 ‘자유학기제’라는 정책이 이슈야. 한 학기 동안은 기존의 학교 수업에서 벗어나 토론, 프로젝트 수업, 체험학습 등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이지. 이 정책을 처음 듣고 난 너무 기뻤어. 드디어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되어가는구나 싶었지. 그런데 이 정책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더라. 반대한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또 이해가 가. 취지는 좋은데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엄청난 혼란을 가져오고 사교육 학기가 될 수 있다는 거지. 이상적인 교육이 실현되기도 참 힘들구나라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우리나라 교육이 바른 길을 걸어 나가면 좋겠어. 너도 우리나라 교육에 몸담고 있으니 이 점에 힘써주길 바랄뿐이야. 너라면 할 수 있다고 믿어. 암, 그렇고말고. 으아, 오랫동안 글 쓰고 있으니까 힘들다. 이만 여기서 마칠게. 힘내라, 정보훈! 파이팅! 2013년 8월25일

- 10년 전 보훈이가.


수상 소감

“많은 사람이 독서의 매력 발견할 수 있길”

20131005

너무 놀란 나머지 전화를 받던 손이 떨렸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수상소식에 전화기 너머로 ‘네’라는 대답만 반복했습니다. 부족한 글에 이런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사가 되고자 하는 열정이 ‘10대 배움의 주인이 되어라’라는 책을 선택하게 했습니다. 평소 저의 진로와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정리해 본 경험이 감상문에서 제 생각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감상문을 쓰면서 매번 느꼈던 것이 글의 시작이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참신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편지글을 생각했습니다. 편지글 형식으로 쓴다면 훗날 제가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교사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상문을 쓰면서 매우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살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독서의 즐거움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쌍둥이별’이라는 책을 읽은 이후로 독서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수능을 앞둔 지금도 하루에 30분은 독서를 하려고 시간을 내는 편입니다. 독서를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덕분에 바쁜 고3 생활의 시간 관리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독서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많은 사람이 바쁜 시간을 내어서라도 독서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상을 주신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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