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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국영화를 사랑하지만, 즐기지는 않는다. 이미 말에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사실이고, 몇몇 감독의 영화를 제외하곤 거의 보지 않았다.
이유는 나의 사고방식과 너무 맞지 않아서이다. 예를 들어 영화장면 중에 사랑하는 남녀가 헤어질 때면 대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쥐어짜는 음악이 나오고, 비가 내리고, 낙엽이 떨어지며, 배우들은 눈물 연기 투혼을 불태운다.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았을 때 대개의 사람들은 어떠한가.
눈물나고 슬플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잘된 일일 수도 있다. 또 갑작스러운 통보에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릴 수도 있고, 아무런 말없이 멍하게 쳐다볼 수도 있다. 왜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이처럼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한 가지 방식으로만 전달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물론 영화 제작사업이란 건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그래서 영화에서 특별한 장면을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과장된 줄거리와 연출, 연기를 하지 않나 싶다. 그러면 관객들은 주인공의 과한 연기 장면을 기억하며 주위사람들에게도 얘기를 하는 등 입소문을 낸다.
한국영화 관객이 영화보다 더 흥미롭기도 하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이별, 죽음, 슬픈 장면이 나오고 관객들은 같이 울고 슬퍼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고 밖에 나오면 부분장면만 기억할 뿐 전체 줄거리는 하나도 기억을 못한다. 줄거리가 별로여서이기 보다는 전체 줄거리의 흐름이 과한 감정표현에 묻혀버린 거다.
음악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스승이 하라는 대로 연습했다. 따라하지 못하면 뒤처졌고, 스승에게 꾸중을 듣고, 하물며 같은 클래스 선배들에게도 꾸중을 들었다.
이 얼마나 미련하고 위험한 짓인가. 10~20대들의 우주같이 무한한 감성을 서랍 안에 가두어 버리는 것이다.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도 평생 다투고, 속을 다 알 수가 없다. 아니 자기 자신도 매순간 바뀌는 게 사람이다. 특히 젊은 학생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그들이 가진 감성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무한한 감성을 이끌어만 주면 그 학생은 자신의 감성을 자유의지로 예술에 접목하지 않을까 싶다.
최훈락<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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