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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정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요즘 우리나라 지자체의 축제 홍보들을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프랑스에서 즐겼던 여러 축제들을 떠올려 본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음악축제가 머리에 많이 남아 있다. 이 축제는 1982년부터 매년 6월21일 프랑스 전역에서 행해지는 음악축제(la fete de la musique)다. 이 축제 때는 국립교향악단을 비롯해 각 시의 시립교향악단, 학교 아마추어 연주자 등이 각종 실내외 공연장과 특별무대, 길거리 등 아무 곳에서나 자리를 잡고 연주한다. 이날만은 정부가 어느 곳에서든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한 날이기도 하다.
파리의 길거리 연주자와 지하철 연주자들은 나라에서 실시하는 오디션을 통해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정해진 자리에서 연주할 수 있다. 라이선스 없이 연주하는 사람은 불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만은 예외다. 클래식을 비롯해 재즈, 록, 헤비메탈 등 모든 장르의 음악이 펼쳐지고, 시민들이 그런 음악으로 하루를 즐기면서 보낸다.
나는 재직하던 오케스트라와 함께 시에서 마련해준 랭스 국립미술관 야외 특별무대에서 관객들과 가까이 어울리며 연주회를 했다. ‘관객들이 음악을 참 부담 없이 즐기는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연주를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도 음악을 부담 갖지 말고 충분히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또 허가하는 범주 안에서 아마추어 연주자들도 겁내지 말고 작은 길거리 무대를 잡아 더 많이 연주를 하면 어떨까 싶다.
음악이라는 것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든지 같이 즐기고 참여하면 더욱 재미있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관객이 무게를 잡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흥을 즐기면서 같이 호흡하면 연주자도 더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다. 앞으로 길을 가다 길에서 그런 연주를 보면 가만히 지켜만 보는 관객이 아니라 연주자와 함께 흥을 맞추며 즐기는 관객으로 바뀌어보자. 그렇게 같이 호흡을 하며 연주회를 즐긴다면 삶의 여유를 갖게 되고, 그것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형석<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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