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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페이스북에 짧은 글 하나를 올렸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최근 대구 모 은행장이 퇴진의 변(辨)으로 쓴 사자성어다. 하지만 내겐 해결되지 않는 문제 탓에 마음이 조급해져 ‘봄이 와도 봄을 느낄 수 없는’ 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조급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돈, 섹스, 권력’의 저자로 유명한 리차드 포스터는 현대 사회의 가장 큰 방해물을 ‘소음, 분주함, 군중’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사람이 미친 듯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며, 개인적 고통, 좌절감 또는 불안감에서 해방되려 애쓴다고 한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은 외국 사람과 달리 사탕을 입에 넣자마자 오도독 씹어먹고, 커피 자판기에 동전을 넣자마자 뚜껑을 열고 컵을 잡는다.
이런 빨리빨리 문화는 어쩌면 IMF 외환위기를 2년 만에 졸업하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대국이 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 마음의 여유를 잃게 하고 조급증에 빠지게 하는 부작용을 줬다.
우리 삶속에서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들은 절대적으로 기다림이 필요하다. 우리가 이렇게 조급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까닭은 뭘까. 어쩌면 기다림에 대한 생각이 지루하고, 시간 낭비이며, 억울하고 화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마더 테레사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문제를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27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도 한 번도 희망이 자신을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사례를 볼 때 기다림은 시간에 쫓겨 다니지 않는 지혜와 능력이며, 어쩌면 기대하지 않았던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돌아보면 많은 문제들은 시간이 해결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문제를 단지 해결해야 할 과제로만 생각한다. 이렇게 기다리지 못하고 자꾸만 성급하게 다가서다 보면 문제가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빨리빨리 이루어지고 해결되기를 원하는 현실에서 진정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기다림’의 지혜인 것 같다.
최민영<대구 달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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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기다림의 지혜](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3/20140319.01023075351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