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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감정 표현하며 공연 즐기자

2014-04-01

얼마 전 해설이 있는 공연을 했다. 해설이 있는 공연을 하다 보면 항상 느끼는 점이 있다. 경직되어 있는 관객이 많다는 것이다. 첫 곡을 연주하고 해설을 하려고 관객을 향해 뒤돌아보면, 연주한 곡은 분명히 친숙한 곡인 데도 관객들은 약간 지휘자를 경계(?)한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분명히 공연을 즐기러 온 것인데 말이다. 꼭 학교에 학생들이 수업을 받으러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끔 하는 날도 있다.

마이크를 잡고 첫 인사와 함께 해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잠깐 고민을 한다. 그래서 농담으로 시작해 해설을 해가며 경직되어 있는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를 한다. “마음의 문을 열고 지금 공연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받아들여 주세요. 문이 닫혀 있으면 음악이 들어 갈 수가 없어요. 그냥 편하게 노래방에 왔다는 느낌, 아니면 대중가수 공연에 왔다는 느낌으로 공연을 즐겨 주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럽 사람보다 감정 표출이 미흡한 것 같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처음 유학시절 첫 오케스트라 실습 수업 시간에 지휘대에 올라 지휘봉을 잡고 음악을 지휘했는데, 선생님이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속에 감추어 두었다고 하면서 감정을 표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러 날에 거쳐 많이 강조했다. 그래서 감정 표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던 일이 생각난다. 길거리 연주를 접하면 그것을 듣고 다른 유럽인처럼 몸을 움직여 보기도 하고, 슬픈 영화를 보면 눈물을 감추기보다는 눈물을 흘리며 나의 감정 브레이크를 조금씩 완화시키는 노력을 했다.

프랑스 학교에서 피아노 디플로마 통과 시험을 본 동양친구가 깔끔하게 잘 연주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날 심사위원들에게 음악적 감동을 주지 못해서였다. 그 친구에게 심사위원 대다수가 “당신의 연주는 기계적인 연주이지 진정한 음악적 연주는 아니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감정 표출 문제는 동양인들의 공통적인 과제인 것 같다. 앞으로 공연장을 찾게 되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출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김형석 <루체 필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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