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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이상한 버릇

2014-04-03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을 깜빡거리거나, 손톱을 물어뜯거나, 책을 보면서 연신 다리를 떨거나, 음식 앞에서 코를 킁킁거리는 등 누구에게나 특유의 버릇 한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사전에는 ‘여러 번 거듭되는 사이에 몸에 배어 굳어버린 성질이나 짓’을 버릇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 버릇 개 못 준다’ 등의 속담을 보더라도 몸에 배어 굳어버린 버릇을 고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일전에, 지하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식곤증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시간이었던 탓인지, 좌석에 앉은 승객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이며 졸거나 하품을 하는 등 무표정하고 나른한 얼굴이었다.

문제는 서른 전후로 보이는 여성이 자리에 앉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여성은 앉자마자 빗살이 작고 촘촘한 꼬리빗을 움켜쥐고 익숙한 자세로 머리카락을 빗기 시작했다. 어깨선보다 훨씬 긴 생머리 스타일의 머릿결이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데도 여성은 두 손을 모아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면서 빗살에 걸려나오는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을 바닥으로 버렸다.

보고 있으려니, 슬며시 불안감이 밀려왔다. 누군가 벌떡 일어나 한바탕 고함을 지를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여성이 오른쪽 왼쪽 번갈아가며 머리카락 빗고 버리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 건너편으로부터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머리카락을 자꾸 바닥에 버리면 어떻게 해요.”

좌중의 분위기는 물을 끼얹은 듯 싸늘해졌다. 여성은 움찔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빤히 쳐다보다가, 반항하듯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하던 동작을 계속하는 것이 아닌가.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우둔하게.

머리카락을 가지런하게 정리하는 데 사용되는 꼬리빗은 중·고등학생들의 필수품이라고 하니, 젊은 여성들이 머리카락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를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집요하게 빗어내린 자신의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말아 휴지로 감싸거나 스스로 뒤처리를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유원지나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자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것처럼 말이다.

버릇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이상한 버릇’이라면, 타인의 충고를 달게 받고 과감하게 고쳐나가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

허봉조 <대구지방환경청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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