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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랑스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입해, 그것도 오케스트라 지휘 최고 과정을 마쳤다. 그런데 간혹 사람들은 지휘도 전공을 하는지, 그리고 지휘하는 사람에 따라 음악이 달라지는지 등을 물어보곤 한다. 그래서 오늘은 지휘자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지휘의 역사에 대해 잠깐 살펴보면, 예전에는 오늘날 같은 지휘봉이 아니라 긴 지팡이와 같은 것으로 바닥을 두드리는 것으로 지휘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실수로 자기 발등을 찍어 발이 병에 걸린 지휘자도 있었다. 18세기에는 단원들이 11명에서 20명 정도 되는 소규모 오케스트라가 대부분이었고, 곡의 흐름 또한 많은 변화가 없어 지휘자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이때에는 악장이 몸짓 또는 활로 지휘를 했다. 오늘날에도 지휘자가 필요 없는 소규모 오케스트라에서는 악장이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19세기에 들어오면서 작곡가들이 대규모 편성과 많은 템포의 변화, 그리고 음악적 섬세함이 많이 요구되는 곡을 만들다 보니 전문 지휘자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는 자기가 작곡한 곡을 직접 지휘하는 작곡가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지휘자 중에서도 멘델스존은 탁월한 해석력과 깔끔한 음악 전개로 음악가와 음악애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런 여러 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휘 전공자들이 필요하게 되면서 지휘봉 테크닉 또한 꼭 필요하게 되었다. 지휘법 전공책에 이렇게 쓰여 있다. ‘지휘자는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서 말을 많이 하지 말라! 자신이 요구하고 싶은 것들은 지휘봉으로 표현해 보여주어라.’
음악은 지휘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한 작품을 놓고도 지휘자마다 음악적 해석이 상반되는 경우도 있다. 대중가수를 한 번 보라. 한 곡을 두고 여러 가수가 자기만의 해석으로 노래를 부를 때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지휘자들도 그 템포라든지, 악보의 강하고 약함의 강조라든지, 호흡하는 부분 등을 자기만의 음악적 해석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요구를 함으로써 음악은 크게 달라진다.
김형석<루체 필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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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휘도 전공이 있다](https://www.yeongnam.com/mnt/file/201404/20140408.010220752030001i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