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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모 교향악단의 ‘청소년 협주곡의 밤’ 심사를 다녀왔다. 중·고등학생 약 60명이 응시해 기량을 펼쳤다. 앞으로의 대구음악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응시자들의 기량은 대단히 높았다. 그러나 연주시간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의 형편상 6명밖에 선발하지 못하는 것이 좀 아쉬웠다.
그런데 그들을 보고 있자니, 무턱대고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그들을 보면서 전체 음악적 수준이 높다는 것은 매우 기뻤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그들이 계속 이 순수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갈 수 있을지, 그리고 몇 명이나 계속 전공으로 선택할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특히나 비인기 악기들은 앞으로 전공을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 전통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간만에 후배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 후배는 독일에서 약 5년 동안 유학한 후 한국에 돌아왔다. 대학교 때는 촉망 받는 금관악기 전공의 후배였다. 그런데 그가 전공을 그만두고 보험설계사 일을 한다고 했다. 악기를 참 잘했던 후배인데 현실적으로 악기로는 먹고살기가 힘들어 보험설계사로 직업을 바꿨다고 한다. 본인은 악기를 계속하고 싶은데 할 수 없었다고 하니 씁쓸했다.
슬픈 현실이다. 대부분은 그렇지 않지만 몇몇 인기 없는 악기를 전공하는 친구들은 악기로 살아가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대중적인 악기를 전공하는 친구들은 나은 편이다. 이번 오디션에서 인기 악기 쪽으로 몰린 현상을 보고 또 한 번 실감한 현실이다. 이렇게 대중적인 악기만 선호한다면 오케스트라 구성과 여러 가지 음악적 구성 비율이 맞지 않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요즘 문화융성을 많이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제도적으로도 순수음악을 지원하는 정부사업들이 점점 늘어나고는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비인기 악기를 하는 음악인들도 혜택을 보아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형석<루체 필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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