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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새로운 May Day

2014-05-01

우리는 머릿속에 행복한 가정을 꿈꾸어왔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남편과 아내는 많은 대화를 하고, 같은 취미생활을 한다. 퇴근 후 2명의 자녀와 재미있게 논다. 온 식구가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과일을 먹으며 TV를 본다.’그러나 이런 장면은 현실에서 희망사항일 뿐이다.

실제 남편은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고, 퇴근길에는 만취되어있기 일쑤다. 주말에는 피곤하다며 잠만 자다 오후 늦게 일어나 외식하는 게 고작이다. 아내는 집안일과 아이들에 치여 결혼 전 꿈꾸는 생활을 이미 포기했다. 만약 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부부가 마주 보고 얘기하기도 어렵다.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서로 피곤에 절어 있다고 하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TV 드라마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제작상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실제 가정에서는 일주일에 한두 번 있을까 의문이다.

모두 바쁘다. 돈을 벌기 위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부지런히 다닌다. 마감 프로젝트를 USB에 담거나 e메일에 첨부해 집에서도 계속한다. 머릿속은 아직 끝내지 못한 일과 빨리 끝내야 할 일, 연락해야 할 고객, 다가오는 마감시간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일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같이 놀 시간도 줄이고, 친한 친구들과의 만남도 줄이며, 부모에게 안부전화 횟수도 줄인다.

요즈음 가정마다 냉장고의 크기는 대형화되고 있다. 김치냉장고까지 합쳐 냉장고가 2~3개인 가정이 흔하다. 가족 수가 늘어난 것도, 한 끼 먹는 식사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주말에 대형마트에 가서 카트를 가득 채울 만큼 산 먹거리를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꺼내 요리를 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다.

삶의 영역이 과도하게 위축되고 일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한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10년 이상 OECD 회원국 중 수위(首位)를 다투고 있다. 과도한 ‘일과 삶의 불균형’은 개인의 몫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1886년 5월1일 미국 시카고에서 8시간 노동을 보장받기 위해 일어난 투쟁 집회를 기념하는 May Day(근로자의 날)가, 21세기 오늘날에 새롭게 요청되는지 모른다. 노동시간만 봐도 그 시기로 회귀하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 고용양극화 등 고용위기는 악화 일로에 있다.

이제상<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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