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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질문 없는 대학 강의실

2014-05-15
[문화산책] 질문 없는 대학 강의실

40대 후반인 필자는 뒤늦게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학생들을 보노라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질문하지 않는 것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학생들은 교수들의 판서(板書)를 보고 받아쓰기에 바쁘고, 교수들은 특정 이론이나 모형을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신세대 교수들은 강의 자료를 인터넷 카페에 올려 학생들이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하고, 강의시간에 그 자료를 PPT로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식전달식 강의는 학부 강의나 대학원 강의나 비슷하다. 교수들이 쏟아내는 지식들을 모두 암기한다고 한들, 창의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최근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인문학 강좌를 청강해보면, 강사들이 청중에게 하는 강의방식은 대학 강의실과 똑같다. 강사와 청중 간에 스파크(Spark)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청중은 묻기보다 강사들이 말하는 정답을 받아적기에 급급하다. 인문학은 원래 정답이 없지 않은가.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뿐인데. 인문학은 ‘나’로 시작되고 ‘물음’이란 도구를 통해서만 구현된다. 인문학 열풍에 뭔가 단단히 빠져있는 것 같다.

한국인이 질문하지 않는 것은 동서양의 공부패턴의 차이라는 해석도 있다. 유교는 지식이 세상 밖에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공부의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자신보다 먼저 공부한 사람, 즉 스승이 가르치는 지식을 최대한 많이 습득하려고 했다.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의문을 제기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보았다. 반면에 고대 그리스 사회는 지식이 세상 밖이 아니라 자기 안에 존재한다고 믿었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이를 찾는 것이 공부의 목표였다. 그리스인들은 스승이 가르치는 지식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적으로 질문하고, 토론과 논쟁을 벌이며 지식을 습득했다.

미래사회 생존에 필요한 경쟁력은 창의력이다. 질문을 통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다. 대학 강의실을 질문이 쏟아지는 공간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 하나의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 학생은 교수의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지식을 습득하고, 전통적인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이 만나 질문과 토론을 통해 지식을 심화시키는 혼합교육이다. 이제상<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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