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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골드 미스의 배우자 조건

2014-06-12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자동차 한 대가 교차로로 진입한다. 좌회전하면 ‘결혼’이란 언덕이 있고, 우회전하면 ‘독신’이란 비포장도로가 있다. 바깥에 눈이 오고 체인도 감지 않았는데 가파른 언덕을 넘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우회전을 하자니 울퉁불퉁한 길이라 내키지 않는다. 어떤 차는 가뿐하게 언덕을 넘어가지만, 대부분의 차들은 헉헉대며 간신히 넘고 있다. 어느 쪽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데, 뒤에서는 ‘시간’이라는 재촉꾼이 빵빵거린다. 망설일수록 배터리가 고갈되고 결국 비포장도로로 들어선다. 결혼하지 않는 30대 여성들의 현실을 이야기하는 어느 책의 일부분이다. 혼기를 놓친 여성이 폐경기에 도달해 아이를 낳을 기회를 잃어버리고, 평생 솔로의 길로 진입하는 슬픈(?) 현실이 담겨있다.

결혼과 출산에 관심이 많은 필자가 노처녀, 노총각의 맞선을 주선할 때가 있다. 남성은 괜찮은 일자리가 아니거나 모아둔 재산이 없으면 자신감을 상실해버리기 때문에 만남에 적극적이지 않다. 여성은 ‘자신보다 나은 조건의 남성’을 구하기 때문에 흡족한 남성을 만나기 어렵다. 주변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골드 미스들은 똑똑하고 현명하고 미모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그들보다 나은 남성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남성들이 직장을 찾아 외지로 떠난 대구에서는 괜찮은 남성 찾기가 더더욱 어렵다.

옛날 여성이 자기보다 신분이나 문벌이 높은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앙혼(仰婚)’이라고 했는데, 앙혼은 가부장제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최근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앞질렀다고 하지만, 결혼을 하면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등 이중삼중의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아직도 가정 내에서 남녀 간의 불평등은 뿌리깊다. 이런 배경에서 여성이 ‘자신보다 조건이 나쁜 남성’과 결혼한다면 온갖 불이익을 뒤집어쓰는 격이다. 그래서 여성의 배우자 조건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한편으론 가부장적 사회가 유도한 것이기도 하다.

전문직이지만 결혼하지 못한 40대 골드 미스들은 아이를 낳지 못한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낀다. 남편과 아이들을 뒤치다꺼리하는 40대 가정주부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한다. 두 불행을 막는 길은 출산과 양육을 가정 내에서 부부가 함께 분담하고, 가정 밖에서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분담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적 재앙인 ‘저출산’을 해결하는 방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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